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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처럼 농산물시장서 감염자 폭증…베이징 새 진앙지 되나

베이징 확진자 전원 시장과 관련

"우한 내 초기 확산 상황과 비슷"

中공안 시장·진입 도로까지 봉쇄

병원엔 진단검사자 수백명 몰려

브라질 85만·이란 18만명 돌파

중국 베이징의 신파지농산물도매시장이 완전 폐쇄된 가운데 14일 공안들이 출입문을 막은 채 경비를 서고 있다. /최수문기자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펑타이구의 베이징보아이병원 정문에는 아침부터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신파디농산물도매시장 상인이거나 인근 주민이었다. 병원 인근 가게를 운영하는 류모씨는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올해 초에도 이렇지는 않았다”며 놀라워했다. 비슷한 시각 신파디시장에서는 적막감만 흘렀다. 공안들은 전날부터 시장뿐 아니라 시장으로 진입하는 일반도로 출입도 막고 있었다. 베이징 최대 농산물시장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지로 ‘제2의 우한 화난수산물도매시장’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잠시 주춤한 듯 보였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봉쇄와 격리에 억눌려져 있던 사회 분위기가 최근 경제활동 재개를 이유로 완화되면서 바이러스의 활동 공간이 넓어진 것이다. ‘철통 방어’를 자랑했던 중국 수도 베이징이 어이없이 뚫린 데 이어 브라질·중동·일본에서의 재확산세도 강하다.

가장 심각한 곳은 다시 중국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기대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도 베이징에서 감염확산이 시작된 것이다. 베이징시는 14일 “지난 13일 하루 동안 3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전일에 비해 6배로 늘어났다”며 “다시 비상시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중국은 확진 판정이 까다로운데 코로나19 핵산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후 CT 촬영 등 종합검사를 통해 최종 확진자로 판명한다. 현재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전체적으로 13일 57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는데 이 중에서 17명이 역외 유입사례이고 지역사회 감염은 38명이었다. 베이징 외에 랴오닝성에서 2명이 나왔을 뿐이다.

베이징의 문제는 우한과 같이 이번에도 도매시장이다. 베이징시에 따르면 13일 신규 확진자 36명 중 27명이 신파디시장 관계자고 나머지 9명 역시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이다. 지역별로는 신파디시장이 있는 펑타이구가 30명, 그 아래의 다싱구 4명, 팡산구 1명이고 또 시청구 1명이다. 베이징시는 “14일 오전0~7시 사이 신규 확진자 8명을 확인했으며 모두 신파디시장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완전히 폐쇄된 신파지농산물도매시장(가운데 파란색) 대체 장소를 붉은색으로 표시한 안내문이 14일 시장 앞에 걸려 있다. /최수문기자


아직은 대부분 베이징 서부에 집중돼 있는데 한국인이 많이 사는 차오양구 등 동부로의 확산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베이징시는 이에 따라 신파디시장은 물론 시장 인근 11개 주택단지를 봉쇄했으며 시장 관계자와 방문자, 인근 주민 수만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또 영화관·노래방 등 재개장을 불허했으며 시내 학교 정상화의 마지막 단계였던 초등학교 1~3학년 개학도 당초 15일에서 다시 연기했다.

올해 초 우한에서 초동대처에 실패했다는 비난에 시달린 것을 기억하듯 베이징시 관계자들은 이번에는 “비상시기” “전시상황” 등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우한시 퉁지의학원의 공중보건 전문가 펑잔춘은 “베이징의 상황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한 내 초기 확산 단계와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대륙을 가리지 않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 브라질의 확진자 수는 85만명을 넘어섰다. 7일 1만명대로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초부터 경제재개를 본격화한 상파울루주 사례가 크게 늘면서 다시 2만명대로 증가했다.

중동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이란도 연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10일 2,011명에서 13일 2,410명, 14일 2,472명으로 증가하며 전체 확진자 수는 18만명을 넘어섰다. 이란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엄격히 지켜달라고 호소하면서 4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해제한 영업·이동 제한과 같은 봉쇄 조처를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 초 식당·카페 영업 등을 재개하는 등 봉쇄완화에 나선 터키에서도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터키 보건부는 13일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1,195명 늘어난 17만5,21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31일 이후 13일 만이다.

일본 역시 도쿄에서 사흘 연속 확진자 수가 20명 넘게 나오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오는 19일부터 카바레·나이트클럽 등 야간업소의 봉쇄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확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박성규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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