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은 지난주 폭락 장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5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이날 뉴욕증시가 개장하기 전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의 경우 이날 오전3시(현지시각) 현재 900포인트(약 3.5%) 가까이 하락했고 나스닥 선물도 비슷한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CNBC는 “이번주 뉴욕증시가 개장하면 첫날 다우지수가 945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면서 지난주 급락한 증시가 이번주에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약세의 가장 큰 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폭락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5.55% 내렸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4.78%, 2.3%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20일 주간 이후 최대 하락률이었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수석 투자전략가는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코로나19의 ‘2차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면서 “가팔랐던 주가 상승세가 숨 고르기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다시 봉쇄조치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봉쇄령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앨라배마·캘리포니아·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주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텍사스주에서는 12일 기준 가장 큰 규모인 2,166명이 코로나19로 입원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뉴욕주에서는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뉴욕 시민들에게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촉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주 정부가 단계적 재개장 규정을 위반한 사업장에 대해 2만5,000건의 민원을 접수했다며 술집과 식당에 대한 주류판매 허가를 박탈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YT는 “13일 기준으로 미국 22개 주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백신 개발과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 개발의 차질과 11월 미 대선 및 하원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신중론이 만만찮다”고 전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월가의 저명인사들은 최근 몇 주간 증시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악사인베스트매니저의 크리스 이고 최고투자책임자는 “지금은 포트폴리오에 장기채권을 담아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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