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플로리다 등 3개 주에서 역대 최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고 경고하는 와중에도 미국 정부는 2차 유행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플로리다와 텍사스·애리조나에서 이날 역대 최대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는 2,783명, 텍사스는 2,622명, 애리조나에서는 2,392명의 신규 확진자가 집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 3개 주 외에 네바다와 오클라호마·오리건·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와 앨라배마는 7일 평균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들 주의 공통점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사업체의 활동 재개를 허용하며 검사량을 늘렸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의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주 정부가 봄철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를 벌이고 있으며 농장노동자와 이주노동자 등 고위험 환경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해 신규 확진자들을 찾아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한 보조생활시설에서 확진자가 대거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며 교도소에서 104명이 추가된 것이 이날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검사량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이들 지역에서의 감염률이 늘어난 것이 맞는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검사받은 이들의 4.5% 이상에게 양성 판정이 내려졌는데 이는 5월 중순의 2.3%보다 증가한 것이다. 애리조나와 텍사스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역사회 감염도 한 요인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됐다”며 특히 저소득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률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 주 정부의 대응방식이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역사회 감염을 인정하면서도 최근의 감염이 술집과 식당 등의 재개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으며 다시 활동을 중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는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회의 기능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애벗 주지사는 신규 확진자 대부분이 30세 미만으로 이들이 술집에 가거나 메모리얼데이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보건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아 감염됐다며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조치 덕분에 경제재개가 가능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강조와는 별개로 그는 텍사스 도시들에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어떤 규칙도 시행하지 못하게 금지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그는 개인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만 어느 곳도 마스크 미착용 시 민형사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때문에 휴스턴과 댈러스 등 9개 텍사스 도시 시장들은 이날 애벗 주지사에게 마스크 사용에 관한 규칙 등을 제정할 권한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최근 언론이 코로나19 감염 ‘2차 유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는데 이 같은 패닉은 과장된 것”이라며 “절반 이상 주에서 확진건수가 감소하거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이 뭐라고 하든 미국의 접근방식은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