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놓고 대치하는 가운데 23일이 원 구성의 방향을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가 3차 추경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을 향해 이번주까지 원 구성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최후통첩을 보낸 만큼 통합당의 상임위원장 경선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23일까지는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당헌당규상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공고부터 경선까지 3일이라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주까지 원 구성 협상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민주당 단독으로 또다시 원 구성을 위한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통합당과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미 선출한 6개 상임위원장과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선출할지, 통합당 몫으로 제시한 7개 상임위원장과 정보위원장, 이미 선출한 위원장 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지는 미지수다. 국회의장단이 꾸려져야 선출되는 정보위원장은 야당 몫의 부의장 선출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야당의 동의 없이는 선출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예상은 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가 다시 협상에 나선다는 점을 전제로 가능한 분석이다. 일주일째 칩거 중인 주 원내대표는 21일 이르면 이번 주 중 국회에 복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18개 상임위원장직은 단 하나도 갖지 않은 채 원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야당이 협상 과정에서 여당이 임의로 제시한 7개 상임위원장 몫의 교체를 요구할 경우 협상이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이 여당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7개 상임위원장 몫 중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대신 산업위원장 등 이미 여당이 단독으로 선출한 위원장 자리를 요구할 경우 협상의 실타래가 더욱 꼬일 수 있다. 여당 지도부가 이미 선출된 상임위원장에게 사임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당 상임위원장이 순순히 사임계를 제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야당은 북한의 위협과 도발 예고에 대응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원 구성 협상에 참여할 수 있지만, 원 구성 협상 타결을 위해 또 다른 무엇인가를 요구해 명분과 실리를 챙기려 할 수 있다”면서 “여당이 야당에 등원을 위한 명분과 체면을 세워주지 않게 되면 야당의 반발로 이어져 결국 여당 단독의 원 구성 시도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용·김혜린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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