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흑인 관리직 직원 수를 2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고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 이후 나이키 등이 인종차별 해소를 위해 흑인 채용에 적극 나선 가운데 블랙록이 이 같은 움직임에 가세하면서 글로벌 기업계에도 비슷한 변화가 예상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는 2024년까지 흑인 직원 비중은 30%로, 관리직 수는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내 블랙록 직원 수는 약 7,600명이며 이 중 흑인 비율은 5%에 불과하다. 특히 이사 이상 관리직 비율은 3%로 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흑인 채용 확대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와 기한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블랙록은 흑인 관리직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흑인 직원의 경력개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블랙록의 이번 조치는 일부 다국적기업들이 최근 흑인 직원을 늘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독일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는 흑인 직원 수와 흑인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앞으로 미국 지역에서 사람을 뽑을 때 적어도 30%는 흑인이나 라틴계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스퍼 뢰르스테드 아디다스 CEO는 성명을 통해 “지난 2주간의 사건은 인종차별을 지탱하는 문화·제도적인 세력과 맞서기 위해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반성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디다스는 향후 4년 동안 2,000만달러를 흑인공동체에 지원하기로 하고 5년 동안 50개 대학의 흑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디다스의 경쟁사인 나이키도 앞으로 4년간 흑인사회 지원에 4,000만달러(약 480억원)를 사용하고 흑인 등 유색인종의 관리직 비중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페이스북도 향후 5년 내 흑인 등 유색인종 출신 간부진을 30%가량 늘리고 흑인 소유 기업과 단체에 2억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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