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가 수조원대의 회계부정 의혹에 휘말리면서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가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와이어카드는 19억유로(약 2조6,000억원) 규모의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8일 사임한 마르쿠스 브라운 전 와이어카드 CEO가 전날 밤 검찰에 체포됐다. 현지 검찰은 브라운 전 CEO가 와이어카드의 수익을 부풀려 재무제표를 허위 기재하는 과정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와이어카드는 최근 보유 중이던 현금 19억유로가 사라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와이어카드 측은 필리핀 은행 두 곳에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필리핀 중앙은행은 이를 부인했다. 결국 와이어카드는 19억유로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와이어카드는 전자결제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며 2018년에는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시가총액보다 더 큰 가치를 인정받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와이어카드의 회계처리가 불투명하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됐고 결국 회계감사 결과 부정이 드러났다. 이번 사건으로 최근 와이어카드 주가는 80% 이상 폭락했다. 현지 언론들은 와이어카드가 이달 말 직원 5,000명에게 월급을 지급하기 전에 파산선언을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뮌헨법원은 브라운 전 CEO의 구속 여부를 23일 결정할 예정이다. 1999년 설립된 와이어카드는 전자결제 및 가상 신용카드 업체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해온 핀테크 기업 중 하나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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