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글을 방치한 페이스북을 향해 폭력 선동을 막겠다면서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광고 보이콧’이 전 세계로 확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고 보이콧 운동을 시작한 주최측은 유럽에도 해당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을 시작한 짐 스타이어 상식미디어 대표는 인터뷰에서 “유럽 기업들에게도 보이콧에 합류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익을 위한 증오를 멈춰라(#StopHateForProfit)’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페이스북이 인종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게시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일부 시민단체가 이를 규탄하기 위해 시작했으며, 기업들이 유료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세했다. 지난달 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일어난 인종차별 항의 시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해 트위터는 곧장 차단 조치를 내렸지만 페이스북은 이를 놔뒀다.
이달 초 시작한 보이콧에 현재까지 160개 기업이 동참했다. 이 중에는 코카콜라·펩시· 노스페이스·리바이스·유니레버·버라이즌·스타벅스 등 유명 기업이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매년 광고 수익으로 700억 달러(약 84조원)를 벌어 들인다. 이중 20% 정도는 유니레버와 같은 대기업에서 나오며, 대부분의 수익은 중소기업에서 발생한다. 로이터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광고 보이콧의 합류할 경우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 주가가 26일 하루 만에 지난 3개월 내 최대 낙폭인 8.3% 떨어져 시가총액이 560억달러(약 67조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파로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재산도 이날 72억 달러가 증발해 총 823억 달러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에 이어 세계 3위 갑부였던 저커버그 CEO는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 밀려 4위로 내려앉게 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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