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허위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진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차은경·김양섭·반정모 부장판사)는 30일 박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박 전 과장이 다수가 참여한 인터넷 공간에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게시한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도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전 과장이 반성하고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이 기사화돼 파급력이 커질지 인식하지 못했다”며 “사과 글을 게재했고, 관련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 전액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 전 과장은 지난 2017년 7월 본인의 SNS에 ‘과거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코카인을 잘못 알고 흡입해 고영태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 있다’는 등의 거짓 글을 게재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또 ‘실제 고영태가 한 말이다. 얼굴에 물을 뿌리고 몸을 주물러 깨어나게 했다’는 등의 허위 글을 재차 올린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드러낸 거짓 사실의 내용도 표현이 매우 조악하고 적나라해 피해자의 명예에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줬다”며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씨는 2017년 검찰에 스스로 요청해 모발·소변 검사와 DNA 조사를 받았고, 그 결과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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