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대권을 잡으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바로 중용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대책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이기면 ‘승리 선언 몇분 뒤 파우치 소장에게 전화해 함께 일하자고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파우치 소장이 백악관 집무실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어떤 검열도 받지 않고 나쁜 소식이든 좋은 소식이든 직접 미국인들에게 얘기할 소통 경로를 갖도록 하는 방안도 대책에 명시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저격하는 파우치 소장을 태스크포스에서 퇴출하지 않았으나 소통을 점점 줄이고 제안도 거의 수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로 통하는 파우치 소장은 현재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서 핵심인사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보건위기가 악화해 미국인들이 보호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고교 체육관에서 연설을 통해 “위기는 실질적이고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근거 없는 약속, 예측, 희망사항은 미국에 아무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정부를 향한 신뢰를 더 잃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군중이 운집하는 유세를 여는 점, 골프를 치러 다닌 점, 확진자 증가의 이유로 검사규모를 들어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점 등을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책에는 전 국민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대규모 검사 및 접촉자 추적, 경제활동 재개의 전국 기준 설정 등이 담겼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기피한 이유를 거론한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착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남자다움, 강인함을 언급하며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마스크가 자신을 보호하기보다는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 인간 본성의 더 나은 면에 호소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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