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4일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개혁이다. 순리대로 풀어가는 것이 개혁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 소집한 전국 검사장 회의 참석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초석”이라며 “결코 정치적 목적이나 어떤 사사로움도 취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는 억울함이 없도록 당당하게 수사를 받는 것, 수사 담당자는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장관이나 검찰총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검언유착 사건은 채널A 이모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여권 인사 비리를 캐내려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해 강압적 취재를 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한 검사장이 윤 총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 윤 총장이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추 장관은 지난 2일 대검찰청에 수사지휘 공문을 보내 “전문자문단 심의를 통해 성급히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고 지휘한 바 있다.
이에 전국 고검장·지검장들은 전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모여 9시간가량 의견을 교환했다. 예상대로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부당하다’는 주장이 많았단 것으로 알려졌다. ‘지휘에 따라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추 장관의 수사지휘가 검찰청법에 규정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박탈이라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특히 수사지휘를 그대로 수용하기 힘든 만큼 재지휘를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윤 총장은 대검이 검사장 회의 결과를 보고하기로 한 오는 6일까지 숙고한 뒤 이르면 당일 공식 입장을 정리해 법무부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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