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지하 고속도로’를 개발해 상부 녹지공간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 어느 도로를 지하 고속도로로 개발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 총리는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 제29회 도로의 날 기념식에 축사자로 나서 “미세먼지를 수집하고 대기오염물질을 스스로 분해하는 ‘친환경 도로’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도로에 접목시켜 고속으로 달리는 전기차가 자동 충전되는 ‘에너지 친화형 도로’ 건설도 추진하겠다”며 △싱크홀, 도로 노후화 개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고다발 도로’ 개선 △대도시~지방 간 ‘도로의 양극화’ 해소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 공공성 강화 등도 정부 추진 과업으로 제시했다.
정 총리는 “50년 전 경부고속도로의 탄생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며 “1인당 국민소득이 258달러였던 그 당시 고속도로 건설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불가능하다는 반대 여론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미래를 내다보며 시작한 경부고속도로는 서울과 부산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들었고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상징이 됐다”며 “지난 50년간 고속도로망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 12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는 “도로의 지향점을 ‘속도’에서 ‘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난 ‘기적의 50년’은 ‘빠른 도로’를 만들기 위한 질주였다면 향후 ‘희망의 100년’은 ‘바른 도로’를 준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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