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취재기자들이 자국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밝혀 화제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국 2위를 기록 중인 브라질 얘기다.
고발 이유는 간단하다. 기자들의 생명을 위협했다는 까닭이다.
9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브라질 언론협회는 성명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 7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다며 연방대법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인의 생명과 건강 위협하는 행위 금지하는 형법 위반” |
이어 “이날도 의료진의 권고를 무시하고 취재진과 가까운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중간에 마스크 벗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론협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심각한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행위와 타인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한 형법의 2개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자회견 때 마스크 벗어…타인 위험 빠뜨려 무책임” |
브라질리아 언론인조합(SJP-DF)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온 뒤 대통령실에 대한 취재 중단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조합도 대통령실 취재진 가운데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오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 SNS 통해 알린 주지사들과 비교돼” |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염려했던 주지사들과 달리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날 행동은 범죄와 같은 위협적 행위라는 지적이다.
브라질에서는 전국 27명의 주지사 가운데 지금까지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모두 SNS를 통해 사실을 알리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부실한 방역관리에 결국 자신이 확진자 돼 비판여론 거세” |
보건 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지자들과 악수하거나 포옹하고 다니며 “나는 운동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부실한 방역 시스템 국가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브라질의 통수권자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이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비판 여론을 불을 지피게 됐다.
게다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확진자로 판정되는 탓에 접촉한 행정부의 주요 장관들이 줄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됐다.
다행이 브라가 네투 수석장관과 호제리우 마리뉴 지역경제부 장관, 루이스 에두아르두 라모스 대통령실 참모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외에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부 장관과 페르난두 아제베두 국방부 장관, 조르지 올리베이라 대통령실장 등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자칫 코로나 확진자 장관이 다수가 나오면 행정공백 우려의 비판까지 거세질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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