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해수욕장 대부분이 지난주부터 문을 열며 본격적인 피서객 맞기에 들어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장마로 인해 방문객이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지방 정부와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 274곳 해수욕장 가운데 252곳이 개장한다. 지난해 270곳보다 18곳 줄었다. 50곳의 해수욕장은 혼잡도 신호등을 운영하며 입장객 수를 제한한다. 한적한 초록색 상황에서도 샤워시설 인원과 시간을 통제하며 노란색일때는 30분 간격으로 안내방송을 하며 다른 해수욕장을 권한다. 빨간색일때는 입장이 통제된다. 여기에 해수욕장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야간 취식을 금지하는 해수욕장이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올해 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전국의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은 347만명으로 지난해 842만명과 비교해 4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구와 함께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북에서는 24곳의 해수욕장이 개장하지만 15일 현재 이미 개장한 해수욕장의 입장객 수가 전년대비 50%에 그치고 있다. 울산지역 기업체의 단체 하계휴양소로 인기가 높은 경주 관성솔밭해수욕장의 경우 지난해 9개 기업에서 10만명이 찾았으나 올해는 신청기업이 단 1곳에 불과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 해수욕장 입장객이 줄어 지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되지만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방역차원에서는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전남은 감염병 확산 차단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전남도 지정해수욕장 58곳 가운데 37곳이 개장에 들어갔으며 이 중 15곳이 사전예약제로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지역감염이 확산하자 보성 율포, 장흥 수문, 함평 돌머리해수욕장 등 3곳은 개장을 연기했다. 해수부는 전남 지역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사전에 예약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 예약제’도 시범 실시한다.
부산 등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지역은 관광객의 발길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활력이 떨어져 상인들의 시름이 깊다. 한 상인은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다 보니 지난해보다 오는 손님이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기대를 했지만 예년만은 못할 것 같다”며 “월세 내기도 빠듯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관광지 주변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18일부터 부산지역 5개 해수욕장에서 마스크 미착용 행위 및 야간 음주·취식 행위가 금지되면서 주변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다대포해수욕장 인근 상인은 “정부 지침에 따라 미이행자가 단속되면 고발 조치와 함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을 청구하기 때문에 휴가철 특수 기대는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셈”이라며 하소연했다. /울산·부산·대구·광주=장지승·조원진·손성락·김선덕기자 jj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