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8월 한미연합훈련 연기해야… 남북대화 복원이 가장 중요 "

北 술·백두산 물-南 쌀·약품

물물교환식 작은 교역 제안도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과 우선 대화를 복원하고 이후 인도적 교류·협력을 바로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후보자는 21일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장관 후보자로서 국방부 견해를 간접적으로 청취해보면 전시작전통제권 반환과 관련해 완전운용능력(FOC)을 이행해야 하는 현실적인 요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요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모두 감안해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무엇보다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 대중적인 영역에서 통일부가 중심이라는 확고한 위상과 역할을 정립하겠다”며 “대화를 복원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 인도적 교류·협력들을 바로 추진했으면 좋겠고 그 신뢰에 기반해 그간 있었던 남북 간 합의 약속을 이행해나가는 순서로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워킹그룹과 관련해서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해법을 찾아나가야 하는 것과 우리 스스로 독자적으로 판단해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해서 해야 한다는 게 일관된 생각”이라며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통칭해서 인도적 교류 관련 영역에 있어서는 한미워킹그룹에서 이야기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단해 추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측의 교류 요청에 호응을 하지 않는 상황을 두고는 “장관에 취임하면 북한이 대화로 나올 수 있는 구상을 밝히고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하냐는 지적에는 “고령자의 경우 상호 방문을 추진해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금강산이 되지 않는다면 판문점에서 아주 소규모로라도 열어보는 정책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적으로라도 화상으로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것을 상시화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남북관계에 제약이 되는 조건들을 제거하고 나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종 교류 시도가 국제제재와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금 문제들은 제재와 관련해 늘 직접적인 제약조건들로 작용했기 때문에 물물교환 방식으로 하겠다”며 “금강산·백두산 물, 대동강 술, 우리 쌀·약품 이런 것들을 물건 대 물건, 현물 대 현물로 작은 교역부터 해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는 상상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추후 장관이 되면 내가 상상했던 것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경환·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