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대실패’로 규정하며 대통령을 향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경질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진상규명 등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의 아집이 부동산 대책의 대실패를 가져왔다”며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무려 22번이나 쏟아냈는데도 집값은 여전히 치솟고 있다. 그런데도 김 장관은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하니 국민은 분통이 터진다”고 일갈했다. 이어 “김 장관과 경제팀을 하루 속히 경질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집을 갖고자 하는 국민과 가진 국민의 원성을 모두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대출은 막아놓으니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마련은 망했다)’이라고 절규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값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26% 오른 데 비해 문재인 정권 3년간 52%나 급등했다는 게 주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주 원내대표는 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폭탄을 퍼부을 뿐만 아니라 양도세마저 인상하겠다고 하니 집 가진 것이 죄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는 정부의 보유세·거래세 일괄인상 방침에 대한 비판이다.
해법으로는 규제 완화와 공급확대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이념과 무능으로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며 “이 정권의 정책은 규제 강화, 공급억제인데 규제 완화와 공급확대 정책이 해결책”이라고 힘줘 말했다.
제1야당인 통합당 원내대표로서 여권 전반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진보학자인 최장집 교수의 ‘(진보세력의) 민주주의는 전체주의다. 진보세력의 도덕적 파탄이 극한대결과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말을 소개하며 “한마디로 이 정권은 ‘도덕적으로 파탄 난 전체주의 정권’이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주 원내대표가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자 통합당 의원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나라는 권력분립의 원칙이 무너지고 법치주의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권력분립과 법치주의가 근본”이라며 “국회의 존재 이유는 행정부의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인데 언제부터인가 국회가 대통령의 권력을 추종하는 것을 넘어 옹호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권이 우리나라의 여러 권력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여당이) 법사위원장직을 포함한 전 상임위원장직을 석권한 상태에서 일사불란한 일하는 국회를 강조함으로써 이제 ‘의회독재 고속도로’를 개통하려 한다”며 “이미 대통령 권력과 지방 권력, 사법 권력과 언론 권력, 심지어 시민사회 권력까지 완벽히 장악한 상황에서 마지막 남아 있던 의회 권력마저 완전히 장악하고 돌격 태세를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일당독재·전체주의 국가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입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일방독주를 강행한다면 103석인 우리 통합당의 힘만으로는 끝내 막아낼 수 없다”며 “우이독경·막무가내인 문재인·민주당 정권의 폭정을 막아낼 힘은 결국 우리 국민에게밖에 없으니 국민이 독재정권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함께 맞서달라”고 강조했다.
여러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고소 내용도 경악스러웠지만 사과도 설명도 없는 갑작스러운 죽음도 충격”이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은수미 성남시장 재판에 대해서는 ‘봐주기 판결’이 드러났다며 “사법부 독립을 방패 삼아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알아서 해주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쏘아붙였다.
이외에 주 원내대표는 조국 전 장관 부정 의혹, 윤미향 민주당 의원 관련 의혹, 인천국제공항 사태, 여권 단체장의 권력형 성범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핍박’ 등을 문재인 정부의 위선과 몰염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이루 열거하기도 숨이 찰 지경”이라며 “국민은 이 정권의 위선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들통 나도 당당한 몰염치에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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