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에서 여군 상륙함 함장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주인공인 안미영 중령(진급 예정)은 24일 오전 경남 진해에 있는 해난구조대 체육관에서 열린 함장 이·취임식에서 제17대 성인봉함장으로 취임했다.
해군은 지난 6월 전반기 장교보직심사위원회에서 안 중령을 상륙함 함장으로 선발했다. 이는 2001년 여군 장교가 함정에 배치된 이후 처음으로 중령급 직위의 함장으로 보직 명령을 받았다. 이후 안 중령은 함장 임무 수행을 위해 해군 교육사령부에서 함장 보직 전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안 중령은 취임사를 통해 “함장에 부여된 막중한 임무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함장으로서 솔선수범하고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승조원들의 역량을 극대화시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최고의 상륙함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최초로 여군 함장이 지휘하게 된 성인봉함(2,600톤급)은 해군 5성분전단 소속 상륙함이다. 상륙작전시 해상으로부터 목표지역으로 상륙전력을 수송하고, 해외파병, 인도적 지원, 재난구조지원 등 국가 대외정책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길이는 112m, 항속거리는 약 1만2,000㎞, 승조원은 120여 명이며, 40mm와 20mm 함포를 보유하고 있고, 상륙병력과 전차·헬기 등을 탑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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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0세인 안 중령은 2003년 학사사관후보생(OCS)으로 지원해 해군 장교가 됐다. 지원 배경에는 해병대 232기 출신인 아버지 안형호(70)씨와 당시 해군사관 생도였던 남동생 안승화(37) 소령의 영향도 있었다.
안 중령의 남동생은 누나보다 먼저 입대해 2001년 해군사관생도가 됐다. 하지만 임관은 안 중령이 빨랐다. 해군사관학교 59기인 안 소령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에 근무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가족이자 전우로서 조언을 해주면서 해군 장교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안 중령은 2003년 해군 소위로 임관해 첫 보직으로 광개토대왕함 전투체계보좌관을 거치고 2005년에는 성인봉함 갑판사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5전단 정작참모실 계획담당을 거쳐 이번에 5전단 성인봉함 함장으로 발탁됐다.
해군·해병대에는 2001년 최초로 여군 장교가 임관한 이래 2,300여명의 장교와 부사관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군들은 특수전과 잠수함 분야를 제외한 함정·항공기·격오지·육상 전투부대 등 해군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해군은 2022년까지 여군인력을 간부 정원의 9%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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