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앞에 무릎을 꿇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LVMH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6억7,000만유로(약 2조3,41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 감소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59%)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9%로 지난해 21%에서 크게 떨어졌다.
부문별로 봤을 때 시계·보석 매출이 2·4분기에 52% 급감하며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향수ㆍ화장품 매출은 40% 감소했으며, 루이비통과 크리스챤 디올 등이 포함된 패션ㆍ가죽 상품 판매량도 37%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여행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임대·고용·광고 등 높은 수준의 고정비를 부담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기 시작한 중국의 쇼핑객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FT는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명품 매출에서 중국인 쇼핑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면서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장 자크 기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외여행 제한이 일부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며 공항 내 면세점 등이 특히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언급했다.
반면 LVMH는 대부분 제품을 자사에서 직접 생산하고 핸드백·향수·시계·보석 등을 판매하는 부티크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경쟁사에 비해 비용 절감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제조업체를 통해 생산 주문을 취소할 수도 없고 직접 운영하는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며 발생하는 비용도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LVMH는 곧바로 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FT에 따르면 LVMH는 이날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중국과 일본 등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6월부터 강한 반등의 조짐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WSJ은 면세점과 같은 여행 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LVMH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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