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하락한 탓에 지난해 지방 상·하수도 공기업의 손실 폭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 공기업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30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405개 지방공기업의 2019년 결산 결과에 따르면 지방공기업 유형 가운데 상·하수도와 도시철도 공기업은 손실을, 도시개발공사와 기타공사는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상·하수도 공기업의 당기순손실은 1조4,105억원으로 전년도(1조865억원)보다 29.8% 증가해 적자 폭이 확대했다. 상수도 공기업 순손실이 2018년 871억원에서 지난해 1,922억원으로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하수도 공기업의 순손실도 같은 기간 9,994억원에서 1조2,183억원으로 21.9% 늘었다. 행안부는 지난해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생산·처리 원가 대비 요금)이 하락해 당기순손실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의 경우 요금 현실화율이 2017년 81.4%, 2018년 81.6% 등 80%대 초반을 유지하다 지난해 79.1%로 떨어졌다.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15년 37.3%에서 2018년 49.9%로 꾸준히 오르다 지난해 48.8%로 낮아졌다.
도시철도공사도 당기순손실이 2018년 1조549억원에서 지난해 1조756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며 적자가 이어졌다. 낮은 요금 현실화율과 무임승차손실 증가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적자가 지속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도시철도 요금 현실화율은 54.4%였고 무임승차손실은 6.300억원이었다.
도시개발공사는 7,4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이익 규모는 전년도보다 22.8% 감소했다. 임대주택 분양수익 감소 등으로 흑자 폭이 줄었다. 기타공사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출자법인 배당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도보다 96.0% 줄어든 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405개 지방공기업 전체 부채비율은 34.4%로 전년도보다 2.9%포인트 하락했다. 자산은 205조원으로 11조5,000억원 증가했고 부채는 52조5,000억원으로 661억원 감소했다. 지방공기업 부채비율은 2015년 65.2%, 2016년 57.9%, 2017년 41.6%, 2018년 37.3%, 지난해 34.4% 등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지방공기업의 경영 건전화 노력으로 부채와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 여건이 어렵지만 지방공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이지성기자 engine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