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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용 코카인 때문에 과속"…레드불 창업3세 불기소 태국경찰 황당 해명

"치과서 사용 안 한 지 100년 넘어" 역풍

진상조사위 검사 의뢰 방침

해외 도피 중 2017년 런던에서 포착된 레드불 창업주 손자 오라윳./AP연합뉴스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창업주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35)의 뺑소니 사망사고 불기소 결정에 대한 태국 경찰의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거짓말을 가리려 또 다른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2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의회 위원회에 출석해 오라윳의 약물 복용 의혹에 대해 치과 치료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자신의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났으나 8년 만인 지난 6월 불기소 처분됐다. 사고 후 검사에서 오라윳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065%로 허용치를 초과했고 코카인 성분도 검출됐지만 끝내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들은 불기소 처분의 이유 중 하나로 오라윳의 치과의사가 코카인 성분이 함유된 약을 처방했음을 확인해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의 해명은 바로 역풍을 맞았다.

태국 치과의사 협회는 코카인은 마약이기 때문에 현재는 태국 의사들이 치과 치료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빠닷 땅응암사꾼 협회 부회장은 오라윳을 치료한 치과의사도 사고 닷새 전 오라윳 치료를 할 때 코카인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합법적인 마취약만을 사용했다는 점을 경찰에 진술했다고 전했다. 삐야다 쁘라셋솜 공중보건부 구강보건국장도 “태국 치과의사들은 100년 이상 코카인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 해명에 코웃음을 쳤다.



2012년 오라윳이 뺑소니 사고를 낸 페라리 차량./EPA연합뉴스


시민단체인 헌법수호협회의 스리수완 찬야 사무총장은 국립반부패위원회(NACC)에 오라윳의 약물 복용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 진상조사위는 경찰 관계자의 의회 진술 과정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진상조사위는 오라윳의 치과의사가 코카인 성분을 처방한 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오라윳은 세균성 감염증 때문에 경구 페니실린인 아목시실린을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오라윳에게서 발견된 코카인 관련 성분 두 가지가 항생제 때문인지, 마약 복용에 의한 결과인지를 전문가들에게 검사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진상조사위는 만일 코카인 복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에 상응한 조치를 경찰청장에게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레드불 공동 소유주인 유위티야 일가는 617억 바트(약 23조4,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해 태국 내 두 번째 부호로 평가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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