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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있잖아]민법상 ‘몽리자(蒙利者)’는 ‘이용자’로

⑧법률 용어

민법은 1958년 제정 당시 용어 대부분을 한자로 표기하고, 일본식 표현과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다수 포함했다. 이에 국민들이 법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민법을 본 경험이 있는 국민 10명 중 8명(83.5%)은 민법의 이해가 “어렵다”고 답했다. 또 국민의 79.4%는 “민법을 쉽게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는 민법의 용어와 문장을 이해하기 쉽게 총 1,192개 조문 중 1,104개 조문을 바꾸는 ‘알기 쉬운 민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민법은 사법의 근간이 되는 법으로서 상법 등 민사특별법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재산과 친족 관계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이다. 법무부는 2002년부터 교수와 법조인들로 구성된 민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개정 작업을 추진해왔다.

개정안은 현행 민법의 표기의 한글화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자어로 표기된 제233조 ‘몽리자(蒙利者)’는 ‘이용자’로, 제197조 ‘태양(態樣)’은 ‘모습’으로, 제378조 ‘환금시가(換金市價)’는 ‘환율’로 각각 변경됐다. 일본식 표현이나 어려운 한자어 문장도 순화했다. 제104조 ‘窮迫(궁박)’은 ‘곤궁하고 절박한 사정’으로, 제157조 본문 등에 ‘산입(算入)하다’는 ‘계산에 넣다’로 고쳐 썼다. 일상 생활언어나 지나치게 축약된 용어로 개선된 사례도 있다. 제5조 제1항 등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그렇지 않다’로, 제857조 ‘사망자(死亡子)’는 ‘사망한 자녀’로 고쳐 썼다. 다만, 법무부는 한글만으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다른 단어와 그 뜻이 혼동될 우려가 있는 단어는 괄호로 한자를 병기해 혼란을 방지하기로 했다.



민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 제출됐다가 임시 만료로 폐기되면서 현재 21대 국회에 재발의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사법 체계의 근간이자 국민생활의 기본법인 민법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춤으로써 국민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행사하고,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법 앞에 억울함이 없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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