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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홀 남기고 5타 차 못 지킨 리디아 고 “긍정적인 면 봐야, 5주 연속 대회 출전할 것”

LPGA 마라톤 클래식 내내 선두 달리다 마지막 홀 더블보기로 우승 헌납

2주 연속 우승 대니엘 강 “경쟁자이자 친구인 리디아는 곧 다시 일어설 것”

13일 개막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서 재격돌…양희영·이미향·김인경도 출전

18번홀(파5) 보기 퍼트 실패로 우승을 놓친 뒤 아쉬워하는 리디아 고. /실베이니아=AFP연합뉴스




1타 차 단독 선두로 맞은 18번홀(파5·515야드). 뉴질랜드동포 리디아 고(23)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의 카트 도로 쪽 러프로 보냈다. 세 번째 샷은 너무 강해 그린을 가로질러 반대편 러프까지 갔지만 그래도 기회는 있었다. 잘 붙여서 파로 막으면 됐다. 하지만 네 번째 샷이 문제였다. 핀과 그린 경계 사이의 공간이 무척 좁은 까다로운 상황에서 리디아 고는 ‘범프 앤드 런’으로 통통 튀어 핀에 붙는 그림을 상상한 듯했다. 그러나 두 번 튄 공은 솟아오른 그린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굴러 내려가 벙커에 빠졌다. 최악의 결과였다. 이후 벙커 샷이 홀을 지나가고 연장에 가기 위해 꼭 넣어야 하는 3m 보기 퍼트마저 놓치면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다잡았던 트로피를 놓친 리디아 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세계랭킹 1위에서 55위까지 떨어진 뒤 우승으로 완벽한 부활을 선언하려던 리디아 고는 그렇게 준우승에 만족하고 말았다. 그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조디 이워트 섀도프(잉글랜드)와 공동 2위로 마쳤다. 1타 차 우승은 리디아 고와 같은 조에서 마지막 홀 파를 지킨 재미동포 대니엘 강(28)이 차지했다. 통산 5승째. 4타 차 2위로 출발해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였다.

LPGA 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5개월간의 투어 중단 뒤 2개 대회를 치렀는데, 지난주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 이어 2개 대회 모두 대니엘 강이 우승했다. L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은 3년 만의 진기록이다. 대니엘 강은 우승상금 25만5,000달러(약 3억원)를 보태 시즌 상금 1위(56만6,000달러)로 올라섰다. 대니엘 강은 “경쟁자이자 친구인 리디아 고는 곧 다시 일어설 것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이미 증명했다”고 말했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킨 리디아 고는 마지막 6개 홀을 남길 때까지도 5타 차 단독 선두였다. 하지만 마지막 다섯 홀에서 4타를 잃어 1타를 줄인 대니엘 강에게 우승을 헌납했다. 지난 2015년 2월에 남녀 통틀어 최연소 세계 1위에 등극하고 2016년에는 올림픽 은메달을 딴 ‘천재 소녀’ 리디아 고는 이후 4년간 끊임없이 스윙 교정 과정을 거치고 코치·캐디 교체를 반복했다. 통산 15승을 올렸지만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이 마지막 우승이다. 마지막 날 2오버파 73타로 흔들린 리디아 고는 “결과가 실망스럽지만 긍정적인 면을 봐야 한다. 이전보다 좀 더 나은 골프를 보여줬다는 게 중요하다”며 “올라온 자신감을 가지고 (이달 말까지) 5주 연속 대회 출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호주동포 이민지가 13언더파 4위에 올랐고 한국 선수 중에서는 신지은이 6언더파 공동 20위로 가장 잘했다.

다음 대회는 오는 13일 개막하는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이다. 리디아 고와 대니엘 강 둘 다 출전하고 한국 선수는 양희영·이미향·김인경·전인지·손유정·전영인이 참가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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