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사주·임원 체포로 언론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홍콩 경찰이 ‘신뢰할 수 있는 매체’만 압수수색 현장 브리핑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비판받았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 홍콩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매체로 분류된 언론사만 현장의 경찰 저지선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적용했다.
경찰은 당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를 체포한 데 이어, 2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옥을 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경과 등과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했는데, 브리핑 장소는 경찰이 쳐놓은 저지선 안쪽이었다.
경찰은 과거 경찰 작전을 방해하지 않았던 저명 매체의 기자들만 해당 브리핑에 참석할 수 있다면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신뢰할 수 없는 매체’ 명단 존재여부 답변 피해…언론자유 침해 우려 |
홍콩 신문행정인원협회는 브리핑에 선별된 매체만 참석할 수 있도록 한 데 우려를 표하면서 “보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매체와 경찰 간 희박한 신뢰를 더욱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홍콩 기자협회도 “매체를 선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고, 외국기자회는 “경찰 스스로 누가 합법적인 기자인지 결정할 수 있다면, 홍콩 언론자유는 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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