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번엔 중국 공자학원에 대해 제재를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르면 오는 13일 미국 내 공자학원을 ‘외교사절단’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자학원은 중국 국무원 교육부가 관리하는 기관으로, 중국 정부가 세계 대학과 교류해 설립한 중국어 교육 및 문화를 교육 기관이다. 그동안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외교사절단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이들 기관이 외국 정부에 의해 “실질적으로 소유되거나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공자학원에도 대사관이나 영사관과 비슷한 수준의 행정적 요건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무부가 올해 초 중국 언론 매체에 부과한 제재와 비슷한 조치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중국중앙(CCTV), 런민르바오, 환추스바오, 중국신원사를 ‘외교사절단’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 외교부는 AP통신과 UPI통신, CBS, NPR 4개 미국 언론사에 보복 조치를 가했다.
공자학원은 오랫동안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들의 표적이 되어 왔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등 다수 의원들은 공자학원이 “중국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며 이들과 맺은 협정을 해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2004년 서울에 처음 설립된 이후 현재 전세계 550개가 넘는 공자학원이 있다. 이중 80여곳은 스탠퍼드대를 포함한 미국 대학 내에 설립돼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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