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중국 채팅 애플리케이션 위챗의 거래금지 행정명령에 따라 52조원에 달하는 애플의 중국 시장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위챗 모회사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중국 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다른 제조업체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챗은 월간 활성사용자 수가 12억명에 이르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중국인에게 단순한 메신저 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위챗에 내장된 위챗페이는 QR코드가 주결제수단인 중국의 양대 모바일 결제 앱이다.
이 때문에 애플에서 위챗을 사용할 수 없다면 이 앱을 쓰는 중국인 간의 핵심 소통 고리를 끊어버리는 셈이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어팟·아이패드·애플워치·맥컴퓨터 등 다른 하드웨어 수요도 15~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약 120만명의 응답자 중 95%는 위챗과 아이폰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아이폰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애플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버림받을 경우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상하이의 상품딜러인 빈센트 한은 “고객과 동료의 90%가 위챗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아이폰에서 위챗이 금지되면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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