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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후 100골 '골든보이'..."아직 골 고프다" [양준호의 황금발 열쩐]

⑨맨시티 최고 윙어 스털링

차고 개조한 개인 체육관서 연습

약한 슈팅·뒷심 부족 약점 지우고

51~100호골은 89경기만에 달성

올 시즌엔 첫 리그 20골 고지 밟아

16일 챔스 8강 리옹전 대활약 기대

라힘 스털링. /출처=인스타그램




색깔별로 여러 대를 보유한 레인지로버부터 아우디 S6·Q7, 메르세데스 C63·스마트, 벤틀리까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 라힘 스털링(26·맨체스터 시티)은 특유의 경쾌한 드리블만큼이나 자동차 수집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다. 훈련장에 나타날 때마다 다른 차를 몰고 나타나는 그는 요즘 말로 ‘플렉스(flex) 소비’를 몸소 실천하는 청년이다. 한동네에 있는 집 6채를 한꺼번에 매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력도 없이 ‘플렉스’에만 매달린다면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겠지만 스털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윙어 중 한 명이다. 지난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선제골로 스털링은 맨시티 입단 이후 총 100골을 채웠다. 오른발이 주발이지만 왼발로도 25골을 넣었고 머리로 7골을 보탰다. 페널티킥은 단 1골뿐이라 더 돋보이는 기록이다. 2015~2016시즌부터 맨시티에서 뛴 스털링은 특히 2016~2017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눈에 띄게 성장세를 거듭했다. 자동차 3대가 한꺼번에 들어가는 자택 차고를 개인 체육관으로 개조해 팀 훈련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꼬박꼬박 개인훈련을 했다. 51골부터 100골까지는 불과 89경기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기당 0.56골을 넣은 셈이다.

라힘 스털링(왼쪽)과 펩 과르디올라 감독. /출처=인스타그램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스털링은 다섯 살 때 가족이 런던으로 이주하면서 본고장에서 축구를 배웠다. 퀸스파크 레인저스 유스팀과 리버풀 유스팀을 거쳤고 17세107일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EPL에 데뷔했다. 2013~2014시즌 루이스 수아레스, 대니얼 스터리지와 이른바 ‘SSS 라인’으로 이름을 떨치며 리그 9골(33경기)을 기록한 스털링은 다음 시즌에는 수아레스의 이적과 스터리지의 부상 속에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유럽 최고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골든보이상을 받았다. 지난 2013년 폴 포그바, 2015년 앙토니 마르시알(이상 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받은 상이다.

라힘 스털링. /출처=인스타그램




리버풀은 지금은 유럽 챔피언이자 EPL 챔피언이지만 당시는 우승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스털링이 있던 시절 2위(2013~2014시즌)도 했지만 나머지 시즌 성적은 8위·7위·6위였다. 스털링은 재계약 대신 변화를 택했다. 2015년 7월 케빈 더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등 특급 미드필더 자원을 보유한 맨시티로 옮긴 것이다. 2014년 우승팀인 맨시티는 스털링 영입 이후 두 번 더 EPL 트로피를 들었다. 맨시티로 옮길 때 당시 잉글랜드 선수로 사상 최고액인 4,900만파운드(약 865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는데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산정한 현재 스털링의 시장가치(예상 몸값)는 1억2,800만유로(약 1,792억원)로 전 세계 2위다. 맨시티에서 받는 주급은 30만파운드(약 4억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털링은 거위의 몸짓과 비교될 정도로 달리는 폼이 독특하지만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드리블한다. 왜소해 보이지만 몸싸움에 강하고 ‘할리우드 액션’이 심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만큼 파울을 잘 유도한다. 축구장에 만연한 인종차별에 가장 큰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스털링이다. 한때 약한 슈팅과 후반 뒷심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쏙 들어갔다. 2018~2019시즌 리그 17골 10도움을 포함해 시즌 26골 15도움으로 잉글랜드축구기자협회(FWA)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 올 시즌은 프로 들어 처음으로 한 시즌 리그 20골(33경기) 고지를 밟았다.

라힘 스털링. /출처=인스타그램


챔스 통산 20골을 넣은 잉글랜드 선수 중 최연소 2위 기록(25세243일·1위는 웨인 루니) 보유자인 스털링은 16일(한국시간) 리옹(프랑스)과의 챔스 8강에서 시즌 7호 골을 노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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