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과 관련해 “그 중심에 교회가 있다”며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 교회는 방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집단적인 자기중심성을 드러낸 바 있다”며 “이는 시대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한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무지와 자만, 욕망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NCCK는 “한국 교회는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 인류적 생명위기 시대를 맞이해 생명 중심의 변혁적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며 “이웃과 자연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어떻게 세상을 섬길 것인가 하는 고민이 교회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 목사에 대한 개신교의 입장도 내놨다. NCCK는 “지속적으로 궤변을 늘어놓으며 극단적 정치 행동을 이어가는 전광훈 목사의 행동은 법의 의해 판단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315명으로 집계됐다.
NCCK는 “모든 형제자매 교회에 다시 한 번 교회의 방역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책무를 준비할 것을 요청한다”며 “일부의 문제라는 변명을 거두고, 현재의 상황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해달라”고 전했다. NCCK는 이어 “지금 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사죄하는 심정으로 생명을 안전을 지키고 교회의 본질과 대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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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지난 11일 최근 교회 내 잇단 코로나19 감염 사례와 관련해 “방역에 실패한 교회의 책임이 크다”며 소속 교회에 자발적 방역 강화 조치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교총은 소속 전국 5만6,000여개의 교회에 공문을 통해 “방역 당국에서 계속되는 감염확산을 분석한 결과, 지하실 혹은 작은 공간을 사용하는 교회의 경우 형편상 3밀(밀패·밀접·밀집)로 전파 가능성이 높은 공간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반드시 철저한 방역원칙을 준수하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교총은 지난달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회 내 소모임을 제한하는 등에 방역지침을 발표하자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교회를 탄압하는 행위”라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교회를 대상으로 한 방역강화 조치는 2주 만에 해제됐지만 또 다시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종교시설에 대해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서울 지역 교회 등 모든 종교시설은 오는 30일까지 정규 예배를 제외한 소모임·식사 제공이 금지된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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