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오는 21일 방한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한중 고위급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와 미중 정세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가 예상했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미국 대중 공세 동조 안해"
그러면서 “또 다른 미국 동맹인 일본에 비해 한국은 미국의 대중 공세에 동조하고 있지 않다”면서 “양 정치국원의 방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말 방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좡궈투 샤먼대 동남아시아 연구소장은 양 정치국원이 방한 전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로 중미 갈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양 정치국원은 지역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군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신문은 양 정치국원의 한국과 싱가포르 방문이 무역, 기술, 홍콩, 대만, 남중국해 등 문제에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그의 이번 방문을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준비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기보다는 중국의 절박한 우군 확보 맥락에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양 정치국원의 이번 순방국인 한국과 싱가포르는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중국과 관계도 원만한 국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은 미중 신냉전이라는 최악의 대외 환경에 직면한 상태다. 게다가 중국은 국경·해상 분쟁에서부터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송환 문제, 코로나19 기원 조사 문제 등 다양한 문제와 관련해 인도,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여러 나라와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다. 최근 관계 회복 기미를 보이던 일본까지도 미중 양자 택일 구도 속에서 미국 쪽에 서는 기류가 뚜렷해지면서 중국은 미중 갈등의 최전선인 동아시아에서 우군 확보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산케이 "中, 문재인 정권 중국으로 끌어들이려 해"
산케이신문은 코로나19이 확산한 후 중국 고위 관료가 한국을 방문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대립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방역이나 경제 등 분야에서 한국과 한층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문재인 정권을 중국 측으로 끌어들이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문재인 정권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성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양 정치국원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이 올해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에 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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