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된 가운데 전국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병원 업무가 마비에 이르고 있다. 의료인과 환자를 가리지 않고 확진자가 나오면서 병원 내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상황이다.
22일 경남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남도립 마산의료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20대 간호사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마산의료원은 이날 아침 확진 간호사의 동선을 파악해 응급실을 폐쇄하고 긴급방역을 했다. 도는 병원 내 접촉자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응급실 재운영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같은 날 경기 양평군에 있는 양평병원 직원 1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진료 보조 인력인 해당 직원은 지난 20일부터 발열 증상 등을 보였고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이 났다. 방역 당국은 이에 따라 양평병원의 외래환자를 모두 내보내고 병원을 임시 폐쇄했다. 양평군 보건소 관계자는 “입원환자 60여명과 의료진 외에 지난 18일 이후 병원 방문객의 신원을 확인해 선제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원환자 중에 확진자가 나와 병원 진료가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소재 대형병원인 분당차병원에서는 입원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 진료가 전면 중단했다.
분당차병원은 본원 암센터 격리병동에 입원 중인 60대 환자 1명이 22일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병원은 외래환자를 받지 않는 등 진료를 모두 중단했다. 이 환자는 지난 20일 입원했으면, 당시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여 곧바로 격리병동으로 옮겨졌다.
분당차병원 관계자는 “확진 환자가 입원할 당시 일반 환자들과 동선을 철저히 분리했고 의료진 접촉도 최소화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입원 병동만을 폐쇄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만큼 진료를 전면 중단하고 병원 출입도 금지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서울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전날 오후 11시 30분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은 A씨가 일하는 신관 10층 병동 일부를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하는 한편 접촉한 환자와 보호자, 함께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일선 병원 확진자가 늘어나는데다 중환자 수까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전국 감염병 전담병원에는 총 2,541개 병상 가운데 1,101개(43%)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운데 1,804개(71%)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만큼 이 지역 병상은 668개(37%)밖에 남지 않았다. 중환자 병상은 더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전국에 중환자 병상은 총 541개인데 이 가운데 쓸 수 있는 병상은 127개(23%)뿐이다. 수도권만 보면 339개 병실 중 75개(22%)만 비어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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