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주목을 받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극우 유튜버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 기로에 선 지금도 이들은 ‘정부가 확진자 수를 조절하고 있다’에서부터 ‘특정집단을 탄압하기 위해 검사 결과를 조작한다’ 등의 음모론을 퍼트리며 방역 당국의 노력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정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죠.
이런 현상이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지는 않은가 봅니다. 20일(현지시간) 타임지는 ‘극우와 음모론자들이 어떻게 온라인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용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내 극우세력이 온라인 방송을 통해 수십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말도 안 되는 음모론과 혐오성 발언을 이어가면서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이 덕분에 손쉽게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겁니다. 국내에서 일명 ‘우파코인’으로 불리는 현상이 미국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미국에서의 우파코인은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있을까요. 타임지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코로나는 아시안만 걸린다" 음모론으로 십수만달러 벌어들여 |
물론 이 같은 활동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푸엔테스만은 아닙니다. 소셜미디어 분석 웹사이트인 소셜블레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디라이브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낸 10명 중 8명은 극우 논객이거나 백인 민족주의 극단주의자, 음모론자였습니다. 푸엔테스 역시 이전부터 흑인 분리주의가 흑인들에게 더 좋았다고 주장하는 등 각종 음모론과 혐오발언을 일삼았고 이 때문에 주류 사이트에서의 활동이 금지된 극우이자 음모론자입니다.
혐오발언 제재하자 플랫폼만 옮겨…'나치 양성소' 되기도 |
유튜브와 같은 주요 플랫폼들은 자사의 혐오발언을 금지하는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들의 활동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극우·음모론자들은 디라이브와 같이 비교적 덜 유명하며 규제도 느슨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을 뿐 여전히 방송을 하며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디라이브와 같은 플랫폼 역시 트래픽과 수익의 상당 부분이 이 같은 극우·음모론자의 계정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수익성 때문에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디라이브의 전직 직원 역시 “그들은 이들(극우·음모론자들)을 제거하는 것보다 좋은 숫자를 갖는 것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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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 앞장서서 이들을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트위치와 유튜브의 경우 생중계하는 이들의 수입에서 45~50%를 가져가는 반면, 디라이브 등의 플랫폼은 수입의 10%만 가져갑니다. 유튜버들은 이를 이유로 디라이브로 자리를 옮기고, 디라이브는 트래픽과 수입,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퓨디파이’로 잘 알려진 펠릭스 크젤버그가 디라이브와 독점 스트리밍 계약을 맺자 디라이브의 이용자 수는 두 달 만에 67%나 증가했습니다. 게임 유튜브에서 활동했던 크젤버그는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았고, 이 때문에 디라이브로 옮기기 전 9만4,000여명이 그의 채널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에 동의하는 일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타임지는 지난 8월 10일 밤 한때 디라이브의 상위 20개 채널의 시청자 1만5,000명 중 오직 176명만이 극우와 연계되지 않은 계정을 시청하고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실상 이용자 대부분이 극우·음모론자의 방송을 보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은 디라이브를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새로운 플랫폼”이라거나 “문자 그대로 나치가 번식하는 곳”이라고 평가하며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이 낳은 혐오, 오프라인 테러로 연결돼 |
전문가들은 인터넷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젊은 층이 이들로부터 장기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경고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아이나 10대 청소년들이 학교 등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하면서 극단적인 콘텐츠가 있는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터넷이 연결된 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과 돈을 얻기 위해 음모론과 인종차별, 여성혐오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조처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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