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유럽 최고 대항전 준우승을 통해 22세 킬리앙 음바페(프랑스)는 가능성을 봤을까, 한계를 느꼈을까.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에서 16세347일에 1부리그 데뷔전을 치른 음바페는 이적료 1억6,200만파운드(약 2,50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 2017년 여름 같은 리그의 PSG로 옮겼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빅클럽들의 구애가 거셌지만 음바페는 역대 두 번째로 비싼 몸값에 최고 몸값의 네이마르가 있는 PSG로 향했다.
PSG에서의 세 시즌 동안 유럽 최고 영건 음바페는 많은 것을 이뤘다. 리그1에서는 늘 우승하는 동안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스무 살이던 2018년에는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에 힘을 보태면서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 투표에서 4위까지 올랐다. 올 시즌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처음 경험했다. 정작 결승에서는 활약이 미미했지만 아쉬움이 짙은 만큼 다음 도전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더 커졌다.
유소년 축구 감독을 지낸 카메룬 출신 아버지와 핸드볼 선수였던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음바페는 이미 10대 때부터 프랑스리그가 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8세에 리그1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고 챔스 16강·8강·4강에서 모두 득점하면서 ‘제2의 티에리 앙리’로 불렸으니 유럽 유수 구단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르센 벵거 당시 아스널(잉글랜드) 감독은 직접 음바페의 집까지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첼시(잉글랜드)는 음바페가 14세 때 이미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전설 리오 퍼디낸드는 “음바페의 플레이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호나우두 느낌이 확 나는 포워드”라고 극찬했다. 브라질 역사상 최고 골잡이 중 한 명인 호나우두는 “내가 레알의 회장이라면 네이마르보다는 음바페를 먼저 잡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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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는 내로라하는 부자 구단이기는 해도 유럽 5대 리그 중 다섯째 리그 소속이라 음바페를 담기에는 작은 그릇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PSG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변수가 많았던 올 시즌 챔스에서 당당히 창단 첫 결승 진출을 이뤘다. 레알 이적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여전히 지배적인 가운데 음바페는 일단 새 시즌을 PSG에서 맞이한다. 지난 26일 바르셀로나(스페인)에 결별을 통보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PSG에 합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그럴 경우 음바페는 팀을 떠날 이유가 더더욱 작아진다. ‘특급 선배’인 메시·네이마르와 함께하는 빅이어(챔스 트로피) 재도전은 음바페에게나 축구 팬들에게나 설레는 일이다. 나세르 알켈라이피(카타르) PSG 회장은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0대1로 당한 결승 패배 뒤 “우승이 정말 가까이 보인 한판이었다. 조만간 반드시 챔스 우승에 다다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음바페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은 물론 창조성마저 갖춰 윙어·스트라이커 등 어떤 위치에서든 상대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 수비가 앞서 있어도 치고 달리기로 추월해 결정적 찬스를 만드는 모습은 비디오게임 캐릭터 소닉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지난해 모나코전에서 음바페는 100m를 최고 시속 37.98㎞로 뛰었다. ‘육상 아이콘’ 우사인 볼트가 9초58로 세계기록을 세울 때의 평균 시속 37.57㎞보다 빨라 화제가 됐다.
2018~2019시즌 리옹전에서 13분 동안 4골을 몰아치는 등 33골로 리그1 득점왕에 오른 음바페는 코로나19로 단축된 2019~2020시즌도 20경기 18골로 득점왕을 지켜냈다. 대표팀에서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16강 아르헨티나전이 하이라이트다. 메시가 침묵하는 사이 음바페는 후반 들어 4분 사이에 2골을 뽑아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10대 선수의 멀티골은 월드컵 역사상 펠레 이후 60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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