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환자 발생이 지난 3월7일 이후 처음으로 400명대를 돌파했다. 수도권에서만 역대 최다인 313명이나 늘었으며 서울 역시 15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교회·집회뿐 아니라 가정·미용실·목욕탕·탁구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19의 전파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발생 환자 중 방역당국이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사례가 30%를 넘겨 코로나19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41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발생은 434명, 해외 유입은 7명이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313명으로, 그동안 수도권에서 300명을 넘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했을 때 심각한 상황이다. 비수도권 역시 3월21일 이후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날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미확인 사례가 33.2%였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하루라도 30% 이상의 깜깜이 환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현 상황이 매우 위중한 상황임을 뜻한다”며 “확산세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코로나19 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26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959명으로 집계됐다. 1,000명에 육박하는 상황으로 n차 전파자만 299명이다. 관련 확진자 중 60대 이상이 402명으로 전체 환자의 42%를 차지했다. 15일 서울 도심집회와 관련해서는 54명이 증가해 2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광주 성림침례교회에서는 24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30명이 추가 확진됐다. 권 부본부장은 “5월부터 진행됐던 조용한 전파가 사랑제일교회와 서울 도심집회로 증폭됐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관련해서는 가족과 가족의 직장인 금천구 비비팜 관련 총 2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 부본부장은 “역학조사가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을 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음에도 해당 자치구인 구로구에서는 환기구를 주 감염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13층 높이의 복도식 아파트인데 같은 동의 5개 층에서 층마다 1가구씩 총 5가구에서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승강기 내에서의 전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승강기 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서울 은평구 미용실 헤어콕 연신내점과 관련해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초비상이다.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데다 깜깜이 비율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서울 내 확진자 154명 중 깜깜이 사례는 42.2%로 전날의 35.7%보다 더 높아졌다. 서울에서 이달 들어 26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역시 1,784명으로, 이는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발생한 환자 수(1,602명)보다 더 많다.
비수도권에서의 집단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 원주 실내 체조교실과 관련해 자가격리 중인 7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64명으로 늘었으며, 광주에서는 성림침례교회 외에도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탁구클럽발 집단감염이 일어나 12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전국 지역 발생 확진자 중 깜깜이 사례는 33.2%에 달했으며 최근 2주간 확진 판정을 받은 3,936명 중 아직까지 감염원을 파악하지 못한 사례 역시 764명으로 전체 환자의 20%에 육박했다.
권 부본부장은 “만 65세 이상 분들과 기저질환자분들은 당분간 폐쇄에 가까운 조치를 부탁드린다”며 “모두의 단합으로 고위험군인 어르신과 만성질환자를 코로나19의 공격으로부터 막아내고 사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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