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렸다면 이에 근거한 각종 수당은 최저임금을 반영해 새로 계산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황모씨 등 창원의 A택시회사 직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며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황씨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기본급과 수당도 재산정해서 지급해야 한다며 지난 2011년 소송을 냈다. 노사가 2008년 맺은 임금협정을 보면 기본급을 시급 1,460원으로 결정했고 단협은 2012년 6월까지 효력이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4,110원이었고 2012년에는 4,320원으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 A사의 대표는 대법원에서 노동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황씨 등은 임금 미지급분을 달라며 새로 소송을 냈다.
1·2심 모두 사측의 최저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 이에 따른 수당 미지급분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측은 2010년 복수노조가 만들어지면서 단협의 효력이 사라졌다고 맞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도 큰 틀에서는 하급심의 판단을 인정했지만 연장·야근수당의 지급 기준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 결정했다.
대법원은 파기환송 당시 수당의 지급 기준은 기본급인 최저임금이 아니라 이에 따라 재산정한 통상임금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심은 야간·연장근로수당을 산정할 때 시급을 기준으로 하라는 단협에 따라 고시된 최저임금의 0.5~1.5배를 수당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에 더해 기본급과 시간급 근속수당, 상여금 등을 수당 지급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지급금액이 새로 정해졌다. 황씨 등은 파기환송심에서 유급휴일수당·연차수당도 통상임금에 따라 추가로 재산정해 지급할 것을 요구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사측은 재차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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