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은 최근 독립성과 중립성과 관련해 논란이 된 감사위원 임명에 대해 제청권자와 임명권자가 사전 협의해 임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원장은 31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감사원장의 감사위원 제청에 청와대가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 마련 필요성을 언급하자 “(제청권자와 임명권자가) 사전 협의해 적절한 인물이 임명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감사위원 문제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잘 해결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위원회는 감사 결과를 최종 확정하는 의결기구다. 감사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위원들로 구성되지만 현재 1석이 공석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감사원이 탈원전 정책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감사위원 임명에 관해 대립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 원장은 “헌법이 감사원장에게 요구하는 책무의 요체는 감사원이 제대로 기능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위원에 대한 제청권은 헌법에서 맡겨진 감사원장의 책무”라며 “어떤 분이 감사위원이 되든 국민에 신뢰받는 감사원을 만들자는 생각만을 갖고 제 책무를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계에 따르면 앞서 청와대는 지난 4월 퇴임한 이준호 전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낙점하고 최 원장에게 제청을 요구했으나 최 원장은 ‘친여 인사’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거부했다. 청와대는 반대로 최 원장이 판사 시절 함께 근무한 현직 판사 A씨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했지만 다주택 문제 등으로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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