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일본 이동통신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가 장관이 그간 통신요금 가격 인하 필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주장해 온 만큼,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될 경우 기업에 대한 압박이 더욱 더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지난 2일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 표명 기자회견에서 통신 요금과 관련해 “사업자 간 경쟁이 작용하는 구조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취임 이후 가격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이동통신 3사는 스가 장관의 발언을 추가 가격 인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가 장관은 총무대신 시절부터 사업자간 건전한 경쟁을 통한 요금 인하를 주장해 왔다. 실제 지난 2018년에는 “일본의 통신요금은 지금보다 40% 정도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발언하며 요금 인하를 압박했다.
이후 이통3사는 보다 저렴한 새로운 요금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통신요금과 단말기 대금을 분리하는 규정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가 장관은 지금도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세계 6 개 도시의 표준 모바일 요금제는 도쿄가 뉴욕에 이어 2 번째로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대기업 3 개사가 가격 인하를 했다고 말하지만, 가격 인하에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 차례 가격을 내린 상황에서 추가 요금 인하가 현실화 할 경우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NTT 도코모의 한 간부는 “이익률 20%가 높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런 회사는 통신업계 말고도 또 있다”며 통신사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에 불만을 토로했다.
소프트뱅크의 한 임원은 “가격 인하가 현실화 하면 5G 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한 증권사는 “스가 장관의 총리 취임은 통신 대기업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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