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의사들을 보호할 ‘방호 가운’이 등장했다. 치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나 환자 가족이 의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이 같은 틈새 상품이 개발된 것이다.
7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선 최근 의료용 방호 가운이 1,600~1,800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한화로는 약 27만~31만원으로 일반 의료용 가운(약 7,000원)보다 수십 배나 비싼 가격이지만 지난 달 타오바오에서 104개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상하이의 구자(固甲) 신소재 과학기술 유한공사가 개발했다. 이 회사는 경찰에 납품하는 방호용품을 생산해온 기업이기도 하다. 의료용 가운의 무게는 950g. 겉은 면 소재지만 안감은 흉기를 사용한 공격을 막는 방검 등의 성능을 갖춘 소재다. 몸통과 목 등을 겨냥한 공격을 막아줄 수 있다는 것이 업체의 주장이다. 구자 측은 “지난 2018년 한 의사가 자사에서 방호용품을 구매하면서 방호용 가운 개발을 제안해왔다”며 “2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5월 말부터 판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구자 측은 최근 중국에서 병원 난동으로 의사들이 희생된 사례를 접하고 이 같은 제품을 개발했다고도 덧붙였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지난해 12월 24일 의사가 환자 가족으로부터 공격당해 숨졌다. 환자의 친척이었던 가해자는 병원 측의 잘못된 치료로 환자의 병세가 악화했다면서 흉기로 의사의 목을 공격했다. 올 1월에도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의사가 목숨을 잃는 등, 중국에서는 최근 10년간 환자나 그 가족의 흉기 공격으로 숨진 의료인이 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 병원들은 올 들어 병원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료용 방호가운의 의의에 대해 논란도 제기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네티즌들은 의사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생산업체 측이 위험을 과장해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는 것 아니냐, 제품 성능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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