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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종전선언 필수" vs 美 "미군철수 가능" vs 中 "실질평화 중요"

통일부 '국제포럼'서 각국 전문가 의견 엇갈려

문정인 "美국무부가 이인영 색안경끼고 보는듯"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7일 통일부가 개최한 ‘2020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원격 토론에서 한국, 미국, 중국 전문가들이 저마다 다른 입장에서 엇갈리는 주장을 내놓았다. 한국 관계자들은 대체로 주한미군 철수와 무관하게 북미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 전문가는 한국의 요구가 있다면 미군 철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중국 전문가는 종전선언은 필수 조치가 아니고 실질적인 평화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불안한 상황을 종식하기 위해 평화협정으로 가는 중간단계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한반도 평화에 좀 더 상호주의적으로 참여한다면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며 “한반도 갈등상황의 해소를 위해서는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이 평화를 위한 공동의 열망과 의지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북미 관계가 정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평화를 위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면서 “주한미군 주둔 문제와 종전선언은 실질적으로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 대선 캠프의 한반도 정책팀장을 지낸 프랭크 자누지 미국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신뢰와 평화, 선언적인 입장 발표라는 세 가지 수단이 모두 필요하다”며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이 원하는) 한반도 평화 구축 시점에 한국이 요구한다면 주한미군 철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북한이 비핵화되고 평화가 완전히 구축되면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연합뉴스




조지 로페즈 노트르담대학교 크록연구소 명예교수는 “미국의 관여 전략에서 최대 압력과 관련한 경제 조치는 비핵화를 추진할 수 없었고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제재 시스템이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선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옌쉐퉁 중국 칭화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장은 북한이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에 앞서 주한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철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옌쉐퉁 소장은 “긴장 완화에는 실질적 평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필수적인 조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평화 협정이나 종전 선언 그 자체보다 관련 국가들의 약속 이행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 북미 비핵화 대화의 큰 흐름도 앞당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남북이 주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CVIP)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새로운 시작에 화답하는 북측의 목소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최근 미국 정부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냉전동맹” 발언을 지적한 것을 두고 “미국 국무부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색안경 끼고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안타깝다”며 돌발발언을 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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