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가 400% 이상 폭등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에 대한 시장의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데이비드 트레이너 뉴컨스트럭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테슬라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현재 주가와 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주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10년 이내에 3,0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도요타처럼 생산성을 끌어올리더라도 현재 주가가 예상 수익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테슬라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종이로 만든 집이다. 테슬라 주가는 손쉽게 붕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적정 주가로 50달러를 제시했다. 지난 4일 테슬라는 주당 418.32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초 주당 86달러 수준이던 테슬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증시 전체가 고꾸라졌던 3월 이후 기술주 바람을 같이 타면서 50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주식분할로 개미투자자들의 자금이 쏟아져 들어온데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콜옵션을 무려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어치나 사들인 것도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테슬라의 입지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벤츠나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같은 완성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를 통해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2·4분기 테슬라의 순이익은 1억400만달러가량이지만 이는 4억2,800만달러에 달하는 규제 크레디트 매출 덕이다. 예상과 달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점도 테슬라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였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최근 마켓위치가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는 8명이었지만 매도는 11명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주가전망치는 284.9달러로 지금보다 약 31% 추가로 하락한다는 뜻이다. 소프트뱅크 내부에서도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기술주에 대거 투자한 것을 두고 도박에 가까운 고위험 투자라며 반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장기적인 미래는 밝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매트 말리 밀러타박 수석전략가는 “앞으로 주가에 많은 일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테슬라는 언젠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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