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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의 질병관리청, 'K방역' 어떻게 이끌까

'무늬만 승격' 벗어나 위상 강화

예산·인사권 등 독립수행 기구로

복지부 신설 제2차관에 강도태

文 "감염병 대응력 더 강화해야"

질병관리본부가 출범 16년 만에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한다. ‘무늬만 승격’이 아닌 산하 연구 기관의 역할을 확대하고 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실질적 위상도 커졌다. 초대 청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내정됐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을 이끌 신설 제2차관에는 강도태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행정안전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직제 제정·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청’ 승격은 예산권·인사권 등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이 됐음을 의미한다. 최근 수 년간 국내 각종 감염병 사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질병관리본부가 명실상부한 ‘감염병 컨트롤타워’가 된 셈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규모와 역할 등 모든 면에서 질병관리청의 위상을 강화했다. 우선 인력은 기존 질병관리본부 대비 42% 늘어난 1,476명으로 청장과 차장을 포함한 5국·3관·41과와 소속기관으로 구성된다. 질병관리청 본청은 감염병 전담 기관으로 감염병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대응과 예방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청장 산하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감염병 유입 발생 동향에 대해 24시간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위기 대응 분석관도 신설해 감염병 정보 분석, 예측기능과 역학조사관 교육 및 관리 기능을 담당하도록 했다. 기존 감염병관리센터는 감염병 정책국으로 재편해 감염병 관련 법령 및 정책 총괄 운영, 감염병 치료 병상 및 비축물자 확보 등 일상적인 감염병 예방 기능을 전담한다. 건강위해대응관도 신설해 폭염·한파·손상 등 생활 속 건강위해요인에 대한 예방과 원인 불명 질병 대응 기능도 보강한다.





질병관리청은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국립결핵병원, 국립검역소 등을 소속기관으로 운영한다. 당초 정부는 국립보건연구원 등 질병관리본부의 연구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기로 해 ‘무늬만 승격’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질병관리청에 국립보건연구원을 유지하고 산하 기관인 감염병연구센터는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하는 등 오히려 연구 역할을 강화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임상 연구와 백신 개발 지원 기능을 담당하며 국립보건연구원에 신설된 연구기획조정부가 의료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바이오·빅데이터 등의 미래 의료 분야와 맞춤형 질환 연구를 수행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좌),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




초대 청장을 맡은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 국립연구원 보건연구관을 시작으로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낸 전문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세계의 모범이 된 ‘K방역’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며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력을 한층 더 강화해달라. 코로나 재확산 중대 고비를 잘 넘기고 이른 시일 안에 코로나를 안정적으로 확실히 통제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 임명된 강 실장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향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할 의료정책 개혁을 맡게 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보건의료정책에 관한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을 대내외로부터 인정받아왔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보건의료분야의 첫 전담 차관으로 공공보건의료체계 확충,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핵심정책을 책임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지혜·허세민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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