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필리핀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틱톡 팔로어만 1,500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 벨라 포치의 욱일기 배경 문신이었다. 포치는 틱톡을 통해 자신의 팔에 새긴 문신을 노출했고, 욱일기가 배경이 된 문신을 본 일부 한국인들은 포치를 비판했다. 이에 포치는 “문신을 지우거나 다른 문신으로 덮겠다”고 밝혔지만 한국인 틱톡 이용자들의 공격은 그치지 않았다.
“필리핀인들은 멍청하고 작고 못 배웠다”는 인종차별 공격까지 등장하자 필리핀 이용자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필리핀 네티즌들은 ‘한국인은 물러나라’는 의미를 담아 “캔슬 코리아” 해시태그 운동에 나섰고 틱톡, 트위터, 유튜브 등에서 글과 영상 등을 통해 분노를 쏟아냈다. 특히 필리핀이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어떻게 한국이 이럴 수 있느냐”는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선 인종차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퍼졌고, ‘미안해요 필리핀(#SorryToFilipinos)’이라는 해시태그를 퍼뜨려달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욱일기에 대해 잘 모르고 문신을 새긴 외국인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한국인 대신 사과하는 셈이다.
필리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캔슬 코리아’ 대신 ‘캔슬 레이시즘(Racism·인종차별)’ 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캔슬 코리아’ 운동을 통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역공격이 늘어나자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등장한 셈이다.
이들은 ‘캔슬 레이시즘’을 통해 누구도 타인의 인종을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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