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버스 안전벨트, 오히려 추가 부상 불러온다

한국소비자원 “미국처럼 어린이용 3점식 안전벨트 사용해야”

/사진=이미지투데이

어린이 통학버스에 설치된 어린이용 안전벨트의 보호 성능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 통학버스에 주로 설치된 2점식 안전벨트는 차량 충돌 시 머리가 앞좌석에 부딪히는 등 추가로 상해를 입을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은 어린이 통학버스에 주로 설치된 2점식 안전벨트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충돌사고 발생 시 안전벨트의 보호성능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소비자원

2점식 안전벨트는 벨트가 좌석 좌우 지지점에 고정돼 있는 안전벨트로 주로 버스와 승합차에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3점식 안전벨트는 길이 조절이 불가해 사고 시 어린이의 목에 걸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어린이용 통학버스에는 2점식 안전벨트가 사용돼 왔다.

한국소비자원과 보험개발원이 차량충돌시험으로 2점식 안전벨트의 안전성을 알아본 결과, 2점식 안전벨트는 상반신을 완전히 잡아주지 못해 머리가 앞좌석에 부딪히는 등 추가 상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았다. 시속 56km로 주행 중인 어린이 승합차량이 고정벽에 정면충돌 할 때 뒤에 타있던 10세 크기 더미의 머리는 수평 방향으로 733mm 이동해 머리가 앞좌석에 부딪혔다. 한국소비자원은 “그 충격으로 앞좌석 후면이 파손되는 등 상해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소형 스쿨버스에 어린이용 3점식 안전벨트 설치를 의무화한 미국의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용 안전벨트의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미국은 3점식 안전벨트가 머리와 목의 부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소형 스쿨버스에도 3점식 안전벨트의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 스쿨버스 업체들은 어린이의 신체 크기에 맞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어린이용 3점식 안전벨트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어린이 통합버스 제작사에 통보했고 어린이용 3점식 안전벨트 개발에 착수했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국토교통부에도 관련 규정의 의무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기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