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AI) 방산 스타트업인 안두릴이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국내 방산기업들과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방산 업계는 창립 8년 만에 글로벌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른 안두릴과의 협업을 통해 유·무인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을 찾아 방위사업청뿐 아니라 국내 방산 기업과 유·무인 무기체계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연달아 체결했다.
방위사업청과는 2일 첨단 유·무인 전투체계 공공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방사청이 해외 방산기업과 국제공동개발 MOU를 체결한 것은 2023년 미국 보잉 이후 두 번째다. 이번 MOU는 무인화·AI 기반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변화하는 미래 전장 상황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안두릴은 대한항공과도 자율형 무인기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안두릴과의 협업으로 중고도 무인기를 생산하는 동시에 무인기 최신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안두릴은 LIG넥스원과 무인잠수정·유도무기를 비롯한 유무인 복합체계 등의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함정 분야 강자인 HD현대중공업과는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한 무인수상정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합심했다.
방사청과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무기체계의 글로벌 파트너로 안두릴을 낙점한 것은 방산 AI 소프트웨어 분야의 절대 강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안두릴은 가상현실(VR) 헤드셋 제조업체 오큘러스의 창업자인 팔머 럭키가 팔란티어의 경영진들과 함께 2017년 설립한 회사다. 안두릴은 현재 레이더와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를 부착한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AI를 결합한 자율 시스템과 센서 기술을 결합해 첨단 무인화 시스템이 화두로 떠오른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두릴은 ‘소프트웨어 퍼스트’ 전략으로 방산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전통적인 방산업체들은 각국 정부와 계약을 맺은 뒤 무기를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반면 안두릴은 먼저 자체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었고 이를 각국의 무기체계에 판매하는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다.
안두릴은 ‘라티스(Lattice)’라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라티스는 센서 융합,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결합한 AI 소프트웨어다. 드론과 감시 타워 등을 통해 취합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지상·해상·공중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분류하고 추적한다. 기존에는 사람의 힘으로 레이더를 분석하고 대응해야 했지만 AI 기반 자동화에 성공하며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고위험 지역에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안두릴은 호주와 미국 국방부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성과를 냈다. 2022년에는 호주 해군과 9000만 달러(약 1290억 원) 규모의 ‘고스트 샤크’ 무인잠수정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미국 특수작전사령부와는 10억 달러(약 1조 4300억 원) 상당의 무인기 계약을 맺었고 올해도 미 해병대에 드론 방어 시스템(CUAS)을 공급하기로 했다. 6억 4200만 달러(약 9000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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