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포르쉐 운전자는 동승자가 건넨 대마초를 흡입하고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은 마약 투약 혐의로 7중 추돌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 A (40대) 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포르쉐 운전자 A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추돌사고 전 자신의 차량 안에서 대마를 흡입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고, 최초 동승자가 가지고 있던 대마초를 A 씨가 건네받아 흡입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마 소지 여부로 수사 중”이라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한 EDR(사고기록장치) 분석 등도 진행 중이다.
A 씨는 전날 7중 추돌 사고 현장에서 570ｍ 정도 떨어진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일대에서 추돌사고를 낸 뒤 곧바로 달아나다가 앞서 가는 차량의 후미를 또 들이받았다. 이후 고속으로 160ｍ쯤 더 달아난 뒤 중동 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냈다.
7중 추돌사고는 포르쉐 운전자가 앞서 가던 오토바이와 승용차를 잇따라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맞은편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와 승합차 등 5대와 잇따라 부딪힌 뒤 전복됐다. 피해 오토바이는 산산조각이 났고 피해 승용차는 거의 반파될 정도였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등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주변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쉐가 160ｍ 정도의 거리를 불과 3초 정도 만에 이동하며 사고를 내는 모습 등이 보여 7중 추돌사고 직전 속력은 최소 14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50㎞다.
포르쉐 운전자는 충돌 직전까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타이어가 끌린 자국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A 씨의 사고 직후 증거 인멸 시도 정황도 나온다. 차량이 너무 찌그러져 경찰이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못해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보낸 사이 A 씨가 지인을 시켜 먼저 차량의 블랙박스를 꺼내 간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후 경찰이 블랙박스 행방을 묻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블랙박스를 빼간 지인을 상대로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A 씨의 포르쉐 안에 있던 가방에서 발견된 통장 60여 장에 대한 강제수사 여부를 법률 검토하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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