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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여줄 이름도 없는데…美 허리케인, 수일 내로 또 온다

수일 내 폭풍 '윌프레드' 발생 확률 90%

15년만에 미리 준비한 허리케인 이름 동나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해수면 온도 영향

미국에 더 오래 머무르며 피해 키우기도

지난 16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샐리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하자 미국 플로리다주 팬서콜라 지역에 차와 오토바이가 거의 물에 잠겨있다./AP연합뉴스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샐리’는 그야말로 ‘물폭탄’을 퍼부었다. 플로리다주 팬서콜라 지역엔 단 4시간 만에 4개월 치 비가 쏟아질 정도였다. 피해 복구에 첫 삽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지금, 멕시코만 남부에선 또 하나의 열대성 폭풍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한 세력의 허리케인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더 느리게 미국을 지나며 피해를 키우는 상황은 이미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의 원인을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지구온난화가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경고한다.

올해 발생할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에 붙이기 위해 미국 기상청이 마련한 이름 목록/폭스뉴스 캡처.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수일 내로 멕시코만 남부에서 새로운 열대성 폭풍이 발생할 확률이 90%라고 분석했다. 폭풍이 형성되면, 그 이름은 ‘윌프레드’가 된다. 미 기상청이 올해 발생할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에 붙이기 위해 마련한 이름 21개 중 마지막 이름이다.

허리케인 시즌은 보통 6월에서 11월까지. 즉 시즌이 끝나기까지 아직 한 달 반이나 더 남았는데도, 허리케인에 붙여줄 이름이 동났다. 데니스 펠겐 NHC 대변인은 “현재 (허리케인 발생) 시즌의 절반을 갓 지난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이름 수요는) 많다”고 전했다. 여전히 더 많은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니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미국은 미리 준비한 허리케인 이름이 소진되면 그리스 알파벳을 사용한다. 즉 윌프레드 다음에 생길 폭풍은 ‘알파’, ‘베타’ 등으로 불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면, 2005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그리스 알파벳 이름이 붙여지는 폭풍이 생기게 된다. 2005년에는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 27개가 발생해, 22~27호까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제타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16일(현지시간) 강풍과 ‘물폭탄’을 동반한 허리케인 샐리가 미국 앨라배마를 지나가자 높게 걸려있던 성조기가 찢겨져 나갔다./AFP연합뉴스




올해 유독 많은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개리 벨 허리케인 예보관은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말할 순 없다”면서도 “(기후위기와)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리케인이나 열대성 폭풍 같은 열대성 저기압은 해수로부터 증발되는 따뜻한 수증기에서 에너지를 받아 발생하는데, 지구온난화로 매년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니 자연스럽게 발생 빈도가 잦아진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한번 발생한 허리케인 역시 뜨거워진 바닷물로부터 계속 에너지를 공급받아 세력을 키운다고 덧붙였다.

허리케인 샐리의 영향으로 외벽이 뜯긴 미국 플로리다주의 어느 집./로이터연합뉴스


지구온난화로 약해진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허리케인 속도가 느려져 피해를 키우기도 한다. 제트기류는 중위도 상공 7~12㎞에서 서에서 동으로 부는 편서풍인데, 북쪽과 남쪽의 대기 온도 차가 클수록 강해진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북극 온도가 높아지며 북극과 열대 지방 사이의 온도 차가 줄었고, 이 때문에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약해진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이동하면 대서양 인근에 있던 아열대 고기압이 함께 북상하는데, 아열대 고기압 지대의 바람 세기가 약하다 보니 여기서 발생한 허리케인의 속도도 느려지게 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의 한 해안가에서 허리케인 ‘샐리’가 몰고온 강풍에 바닷물이 보행로 쪽으로 넘치고 있다./EPA연합뉴스


실제로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샐리가 미국에 상륙한 뒤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됐는데도 피해가 컸던 이유는 미국을 느리게 지나갔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미셸 맨 교수는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기후변화가) 허리케인의 감속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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