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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야단법석] 증인 아프고, 피고인 아프고…차질 빚는 '조국 부부' 재판

유재수, 항암치료로 조국 재판 증인 불출석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증인과 피고인의 건강상 이유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정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각각 재판을 받는 중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로 예정됐던 조 전 장관의 7차 공판은 증인으로 나오기로 한 유 전 부시장이 법원에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기일이 미뤄졌다. 유 전 부시장은 증인 신문 이틀 전인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감찰 무마의 수혜자로 지목된 그는 조 전 장관 재판의 핵심 증인이었다.

유 전 부시장 측이 낸 불출석 사유서에는 암 투병 관련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인은 “(유 전 부시장이) 강도 높은 항암치료를 받고 있어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은 지난 6월에는 위암 수술을 받았다.

만약 유 전 부시장이 전날 출석했다면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증언대에 서는 것은 처음인 상황이었다. 검찰은 그가 증인으로 나오면 감찰 무마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사전 공모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을 계획이었다. 유 전 부시장의 증인 신문이 진행될 공판기일은 내달 16일로 다시 잡혔다.

조국 재판에선 '靑 감찰 무마' 심리만 진행 중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2018년 8월15일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 접촉 경위 관련 수사로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찰 무마 의혹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모두 다루는 조 전 장관 재판의 피고인은 조 전 장관을 제외하면 총 4명이다. 감찰 무마 의혹 관련 피고인으로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포함됐다. 감찰 무마 의혹은 지난 2017년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위법하게 중단시켰다는 내용이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관해서는 정 교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피고인이다. 정 교수는 이 재판과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의혹 재판 등 두 사건에 피고인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재판에서는 지난 5월 첫 정식 공판 때부터 현재까지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심리만 진행돼왔다. 감찰 무마 의혹을 먼저 심리하고 그 이후에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다루겠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서다. 이에 따라 아직 정 교수와 노 원장은 이 사건 법정에 나오지 않고 있다.

정경심 건강 상태로 미뤄진 기일…결심은 그대로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재판도 최근 정 교수가 건강상 문제를 호소해 일정에 변동이 생겼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31차 공판에서 정 교수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건강 상태와 관련이 있는 건데, 병원에서 강력하게 두 차례 수술해야 한다고 한다”며 내달 8일부터 기일을 일주일씩 미뤄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재판부는 정 교수의 몸상태를 고려해 내달 8일 공판을 열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오는 11월5일로 예정된 결심 공판일은 바꾸지 않기로 했다. 정 교수의 재판은 내달 15일과 29일, 11월5일 공판 진행 후 연내 1심 선고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앞서 17일 열린 30차 공판에서는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다 법정 바닥에 쓰러지기도 했다. 쓰러지기 전 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침부터 몸이 아주 안 좋아 지금 구역질이 나고 아프다고 한다”며 “대기석에서 쉬면 안 되겠느냐”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이모 회장의 아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되던 중이었다.

재판 도중 쓰러진 지 5일이 지났을 무렵 정 교수 측은 재판부에 공판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기각됐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제출한 진단서 등 자료를 검토한 결과 정 교수가 현재 재판받지 못할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조국 재판, 내년 초 넘기면 재판장 바뀔 수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마무리 단계에 놓인 정 교수 재판과 달리 조 전 장관 재판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정 교수 재판은 올해 초 시작해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 대한 심리를 거의 마쳤다. 이와 달리 조 전 장관 재판은 지난 5월 본격적으로 시작해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심리만 이뤄져왔다.

감찰 무마 의혹 심리를 끝내고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투기 위해서는 올해를 넘겨 내년 중반까지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 전 장관 재판은 피고인이 한 명인 정 교수 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5명이라는 점도 재판이 길어질 확률을 높이는 요소다.

조 전 장관 재판이 내년 초를 넘겨 진행될 경우 법관 정기인사로 재판장이 교체될 수도 있다. 통상 부장판사나 평판사는 한 법원에서 2~3년 근무 후 다른 법원으로 발령이 난다. 조 전 장관 사건의 재판장인 김미리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이 법원에 부임해왔기 때문에 다른 법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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