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미온적 대응의 배경에 ‘종전선언’ 추진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과의 종전선언 논의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 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종전선언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번에 온 취지가 모든 관련된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전선언 얘기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과거 몇 번의 계기에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갖고 검토한 적이 많다”면서 “무조건 된다, 안된다고 얘기하기 전에 같이 한번 앉아서 얘기하면 공감대가 있을 거로 본다”고 덧붙였다. 종전선언을 미국 대선 전에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얘기해보겠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라고 했다.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는 “(한미가) 어떻게 같이 공조할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얘기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북한에서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인지에 관해서는 “현재로선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려고 한다”며 “기본적으로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것을 지켜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북 인도지원에 대해서는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인도지원 용의를 밝힌 바 있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3박4일간 비건 부장관과 만나 한반도의 각종 현안을 논할 예정이다. 27일 인천국제공항을 출국할 때는 “지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 현재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이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차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6월17일 이후 3달여 만이다. 10월 초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한이 예상된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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