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6년 만에 마련한 서울 여의도 새 당사의 입주를 기념할 현판식마저 취소하고 북한의 우리 국민 총격 사태에 대한 규탄 목소리에 집중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와 직접 밝혀라”고 요구했고 당은 여당을 향해 ‘대북규탄공동결의안’을 채택하자고 거듭 요구했다. 소속 의원들은 추석 연휴 지역구에서 1인 규탄 시위 등에 나설 태세다.
김종인 위원장은 28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대통령 휘하에 있는 공무원 한 사람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어서 불태워진 사태가 벌어졌다”며 “사태가 발생했는데 많은 시간이 경과하는 과정에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정부는 아무 대책을 취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을 짐작하건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UN) 연설이라는 게 앞에 놓여 있어서 이 사태가 빚어지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며 “이 정부가 유독 북한에 대해서 왜 이렇게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 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대통령이 언론에 직접 나와서 이 사태의 전말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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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마련한 새 당사에서 현판식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국민의힘은 2004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건물을 임대해 당사로 써왔다. 당초 국민의당은 16년 만에 자리 잡은 새 당사에서 현판식과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당의 이름과 색을 바꾼 것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한의 우리 국민 총격 사태가 우선이라고 판단해 현판식을 미루고,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에 사태의 전말과 대책을 마련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을 향해 이날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고 지난주 국방위원회에서 통과된 ‘대북규탄공동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촉구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의당과 국민의당도 요구하고 있다”며 “긴급현안질의도 계속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사살당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과 지시가 있었는지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허청회 부대변인은 8·15 광복절 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단 한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을 들어 “대한민국이 단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았는지, 나라가 국민에게 역할을 다했는지 국민이 묻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최초 발견 보고 및 사살까지) 47시간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둔 강경 투쟁을 추석 명절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전날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데 이어 중진 박대출 의원도 지역구에서 홀로 시위를 벌였다. 의원들은 명절 기간에도 1인 시위에 나서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의 방침이 정해져야 하지만, 명절 기간 최대한 이 같은 사태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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