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항해 중인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40대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김재련 변호사가 “죽은 이의 사생활에 대한 기사들이 너무 불편하고 또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실종 상태로 알려졌다가 북한 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밝혀진 해수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4개월 전 이혼한 사람은, 월급 가압류 된 사람은, 사채 쓴 사람은, 빚 많은 사람은, 월북한 사람은 총 맞아 죽어도 되나요”라면서 “빚·이혼·가압류, 이런 것들로 사망한 사람의 사생활을 함부로 해체하지 말자”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사건의 핵심은 ‘무장하지 않은 사람, 바다에서 표류하는 사람을 총으로 사살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가족관계, 직장생활, 빚, 월북 등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가 무성한 상황을 거론하면서 ”그렇다고 총 맞아도 되냐“고 날을 세웠다.
김 변호사는 이어 ”죽은 이의 사생활에 대한 기사들이 너무 불편하고 또 불편하다“면서 ”‘생명존중’은 어디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키웠다.
한편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인 A씨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사라졌다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군 당국은 첩보 내용을 토대로 A씨가 피격 전 북한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월북 징후가 있었는 지를 놓고 유족 측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면서 A씨의 사생활이 언급되기도 했다.
국방부와 해양경찰은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또 이와는 별개로 A씨의 시신과 소지품 등을 찾기 위해 연평도 인근 해상을 8일째 수색 중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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