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원투펀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가을의 전설을 쓰려 포스트시즌(PS) 마운드에 오른다. 토론토에 이어 김광현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도 28일(이하 한국시간) PS 한자리를 꿰차면서 둘은 가을야구의 공동 주연으로 함께 웃을 기회를 잡았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5대2로 이겨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로 PS행을 확정했다. 5번 시드의 세인트루이스는 4번 시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월1일부터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승)를 벌인다. 3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의 빼어난 투구로 미국 진출 첫해에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큰 힘을 보탠 김광현은 3차전이 열린다면 10월3일 3차전 등판이 유력하다.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은 3선발로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빅리그 PS 첫 등판에 나서는 것이다. 3차전이 아닌 2일 2차전 등판 가능성도 있다. 왼손투수인 김광현을 우완 원투펀치 사이에 넣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처음 상대하게 될 팀인 샌디에이고는 과거 입단할 뻔했던 팀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14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거쳐 김광현과의 단독 교섭권을 따냈으나 100만달러의 낮은 연봉을 제시해 입단 협상을 깨뜨렸다. 올 시즌 전에도 샌디에이고는 김광현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2년 800만달러(95억원)의 조건을 내민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을 품었다.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김광현은 과거 상처 아닌 상처를 줬던 팀 앞에서 자신의 가치를 뽐낼 기회를 잡은 셈이다. 샌디에이고전에 등판한다면 리그 홈런 2위(17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홈런 공동 3위(16개) 매니 마차도가 최대 경계대상이다. 바꿔 생각하면 특유의 꿈틀대는 ‘변화구성 직구’를 리그 최정상 타자들에게 선보일 좋은 무대이기도 하다. 세인트루이스는 과거 샌디에이고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10경기 중 9승을 거둘 만큼 샌디에이고와의 가을야구에 강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통과하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밀워키 브루어스전 승자와 디비전 시리즈(5전3승)에서 만난다.
류현진은 30일 오전6시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릴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와일드카드 원정 1차전 등판이 확실시된다. 4년 8,000만달러에 다저스에서 토론토로 옮긴 그는 강타선이 즐비해 악명높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5승2패, 평균자책 2.69로 변함없는 ‘괴물투’를 이어갔다. 토론토는 수비와 타격 등에서 다저스에 비해 눈에 띄게 허술했는데도 류현진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7차례나 작성하며 팀을 PS로 끌고 갔다. PS에서도 토론토의 믿는 구석은 류현진의 경험이다. 류현진은 2018년 월드시리즈 등판을 포함해 8차례(40이닝 3승2패, 4.05)나 모두 선발로 PS 마운드에 올랐다.
1차전 상대 선발은 블레이크 스넬(4승2패, 3.24)이다. 2018년 21승, 평균자책 1.89를 찍은 사이영상 수상자다. 하지만 PS 선발 경험은 지난해 한 번이 전부다. 탬파베이 타선에는 최지만도 있다. 지난 13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지만 회복세가 빨라 PS 첫판부터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8번 시드 토론토는 리그 승률 1위의 1번 시드 탬파베이를 넘으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뉴욕 양키스전 승자를 만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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