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감안해 대기업 총수 대신 임원을 증인으로 채택한 가운데 각종 현안마다 기업인을 상대로 한 ‘호통’과 ‘면박’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계는 ‘부르면 간다’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대책 없는 ‘쇼윈도 국감’에 좌불안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감 첫날인 7일 농림축산식품부 대상 국감에 주은기 삼성전자(005930) 부사장과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 강동수 SK(034730) 부사장, 전명우 LG전자(066570) 부사장, 임성복 롯데그룹 전무, 유병옥 포스코 부사장, 이강만 한화(000880) 부사장, 여은주 GS(078930) 부사장, 조영철 한국조선해양(009540) 부사장, 형태준 이마트(139480) 부사장 등 10여명이 증인으로 불려 나온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이익을 본 기업들이 FTA로 피해를 보는 농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 기업 기부실적이 저조하다는 명분으로 이들 증인을 신청했다. 앞서 정 의원은 5대 그룹 총수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증인 채택 과정에서 총수 대신 부사장·전무급으로 조정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 등 배달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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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원회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추궁을 명분으로 금융인을 대거 호출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대표와 오익근 대신증권(003540) 대표,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해 증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 조정열 에이블씨엔씨(078520) 사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주된 이유다.
환경노동위원회는 백복인 KT&G(033780) 대표를 발암 성분 위험성 고지 여부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감정노동자 처우와 관련해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도 증인으로 나온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이길한 전 HDC(012630)신라면세점 대표와 김회언 현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면세점 밀수 관련 논란을 추궁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현안이 몰린 보건복지위원회에는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과 손미진 수젠텍(253840) 대표, 조선혜 지오영 대표 등이 코로나19 백신과 항체 키트, 공적 마스크 유통 등의 이유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는 독감백신 관리부실 문제로, 벤 베르하르트(배하준) 오비맥주 사장은 제품 위생 문제로 국회에 나올 예정이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도 의약품 중고거래 실태 문제로 호출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해당 기업의 대외적 신인도 문제 등을 고려해 증인채택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질타만 하지 말고 대안 제시와 격려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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