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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웨이브’로 기우는 월가…바이든 당선 나쁘지 않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바이든 증세에도 재정지출 효과 커

조이스 창 JP모건 리서치 총괄이 5일(현지시간) ‘블루웨이브’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오후6시30분에 퇴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시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상황을 더 두고 봐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에 따른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사라진 셈인데요.

주목해야 할 것은 월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을 전후로 민주당이 11월3일 선거를 싹쓸이 하는 ‘블루웨이브’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증시에 나쁠 게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는데요. 투자은행(IB)의 시각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든 당선 2021년까지 긍정적...대선 이후 불확실성 낮아져"
조이스 창 JP모건 리서치 총괄은 미 경제방송 CNBC에 나와 “블루웨이브(민주당의 대선 승리+상원 장악)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이는 2021년까지 미국의 성장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역시나 대규모 재정지출이 가져올 효과 때문인데요. 다만, 그는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11월3일 선거에 대해 이제 시장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에 조금 더 많은 확률을 부여하고 있고 접전이 이뤄져 법적다툼으로 이어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갈 가능성을 점차 낮게 보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아제이 라자드하크샤 거시경제연구 헤드는 “시장은 11월3일 이후 불확실성이 길어질 것에 대한 가능성을 낮춘 것 같다”고 설명했는데요. 바클레이스는 고객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투자하라는 입장입니다.

이는 최근의 여론조사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 이후 시행된 로이터통신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벌어지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는 무려 14%포인트까지 차이가 나면서 시장도 바이든 후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상황이 더 좋을 것으로 보고 있기는 합니다. JP모건의 경우 트럼프 재선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이 4,000 이상을 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날 3,408.63에 마감했으니까 최소 17% 이상 상승하는 셈입니다.

"블루웨이브 가능성 높아...GDP 2~3%p 오른다"
골드만삭스는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이것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는데요.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루웨이브가 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의 전망을 수정한다”며 “(블루웨이브가 될 경우) 최소 2조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이 대통령 취임식 날인 내년 1월20일 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뜻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듯한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시장에서는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더라도 11월3일 선거에서 상원을 공화당이 유지하면 큰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는데요. 법인세 인상과 기존 감세 철회 같은 각종 증세 정책을 내놓더라도 상원에서 공화당이 이를 부결시키면 실제로 집행되기 어렵기 때문이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공약대로 하면 향후 10년간 3조5,000억달러(약 4,061조원)에서 4조달러 정도의 증세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엄청난 규모죠. 그래서 월가는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하더라도 나름 여유를 가질 수 있었죠. 지금은 공화당이 상원 100석 가운데 53석을 갖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굳건하게 지속되면서 월가는 민주당 ‘블루웨이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래도 증시에는 나쁘지 않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상원마저 민주당이 가져간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하원이야 말할 것도 없이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상원마저 민주당에 넘어가면 상당 수 정책을 민주당 뜻대로 밀어 부칠 수 있게 되죠. 이 때문에 블루웨이브는 시장에 부정적 요소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되레 정부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골드만삭스가 이런 경우입니다. 대통령-민주당, 상원-공화당이 될 경우 공화당이 재정 건전성 문제를 들고 나와 오바마 정부 때처럼 충분한 재정지출이 안 될 수 있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생기고 있습니다. 어쨌든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의 재정부양책에 GDP가 2~3%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누가되든 유동성은 여전...시장 떠받친다
제임스 매코믹 나트웨스트마켓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가 주식에 완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며 “세금 문제가 있지만 일부 긍정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얘기를 잘 요약한 발언인데요. 이를 보면 월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증시 상승의 이유를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뜸하지만 증시와 실물 경제 뒤에 연준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유동성은 지속되며 이것이 시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EPA연합뉴스


중요한 것은 각종 정치적인 리스크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공급은 지속된다는 점인데요.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되든,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이 되든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증시와 실물경제를 당분간 계속 떠받칠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고문은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해 “가장 강력한 것은 유동성”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앙은행과 연방정부에서 나오는 유동성이며 시장은 약해질 때마다 유동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왔다”고 했습니다.

끊이지 않던 버블 붕괴 경고와 기술주 폭락 가능성을 이겨온 시장인데요. 누가 되든 유동성은 계속된다는 얘기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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